언론 자유에도 한계 있다
2006-02-19 (일) 12:00:00
오피니언면에 실린 ‘인사이드’ 칼럼 ‘그들은 왜 분노하고 있나’를 읽고 느낀 바를 말하려 한다. 이 칼럼의 필자는 이슬람의 극단세력이 마치 모든 이슬람 세력을 대표하는 듯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유럽이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이슬람세력의 위협을 무릅쓰고 문제가 된 만화를 매체에 싣는다고 했다. 이 역시 부분적으로만 맞는 얘기다. 그 만화를 실은 언론매체들 대부분은 우파 내지 극우계열 신문이기 때문이다. 권위 있는 영국의 가디언 지는 유럽인의 무례한 타종교 모독에 대해 엄정한 비판을 했다.
어디서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제약은 존재한다. 왜냐하면 어느 사회나 터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인타운의 한 언론에 예수가 탐욕스런 얼굴로 제국주의자의 군복을 입고 산유국으로 쳐들어가 원주민을 학살하고 고문하며 ‘석유는 내 복음의 원천이다’라고 외치는 만평이 실리든지 미 유력지에서 홀로코스트를 두고 ‘그것은 유대인들의 부도덕에 대한 심판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희생자 수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그것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아무도 위와 같은 주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인 타운의 기독교와 미국사회의 유대인 커뮤니티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기사가 실린다면 바로 그 다음날부터 그 주장을 실은 언론사들은 엄청난 항의를 받고 언론사를 폐쇄하라는 압력에 시달릴 것이다.
우리가 미국에 살면서 접해보는 KKK단이나 스킨헤드의 무도하고 잔인한 행동을 보고 그것이 미국을 대표한다고 보지 않듯 극단적인 이슬람 세력이 저지른 행위를 가지고 그것을 이슬람의 속성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히틀러를 주로 들먹이는 건 미국과 유럽의 인종주의자들이지 이슬람 교도들이 아니다.
김경묵/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