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칼럼
▶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시간은 보이지 않게 다가온다. 소리도 없고 빛도 없다. 시간은 쉴 줄 모르는 여행자와도 같다. 그 위력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그 속에 함몰시킨다는 점에 있다. 누구든 맞는 시간이지만 밤이 가고 아침이 온다해서 시간이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아니다. 내가 헛되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어간 사람이 간절하게 살고 싶어하든 내일일 수도 있다.
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세상사람들이 알아주는 명망가도 절세미인도 결국 세월 앞에 무릎을 끓고야만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세월 이길 장사가 없다. 시간은 우연한 시간에 태어나 한세상 산 후 어느 날 시간과 이별을 하게끔 되어있다. 그건 운명이요, 숙명이며 천명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운명에 편차가 생긴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는 시간 앞에 웃음 짓고 어떤 이는 시간 앞에 눈물짓고 어떤 이는 고통으로 시간을 보내고 시간 앞에 죽어 가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생존하는 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최선을 다한다. 부지런한 사람이나 게으른 사람이나 시간 소중하기로는 마찬가지다. 시간을 쓰는 처지와 환경이 다를 뿐 시간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인생에 있어 어느 한순간도 필요 없는 시간이 없다. 다만 주어진 시간들에 승리도 하고, 패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행복이든 불행이든 간에 시간 앞에 모든 것이 소멸되고야 만다는 것이다. 영원한 승리도 영원한 패배도 아닌 순간적이고 찰나적인 명암만이 시간 앞에 엇갈려 갈 뿐이다.
승리했다해서 도취되거나 자만해서도 안 될 일이지만 패배했다해서 좌절하거나 실망할 일도 아닌 것이다. 세상사란 이기는 자가 있으면 그곳에 반드시 지는 자가 있다. 얼핏 보면 삶이라는 것이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고 나면 사정이 바뀌고 판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게 세상이치다. 사람들은 하는 일마다 지지 않고 사는 것이 승리하는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다. 오히려 이기는 일에만 마음 빼앗기면 그 집착으로 인하여
삶이 무겁고 힘들어진다. 더구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고집과 오기는 주옥같은 시간들을 허송하고야 만다.
그러고 보면 시간 앞에 용기를 갖고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고기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듯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백쯤은 갖고 살아야 시간 앞에 당당할 수 있을 텐데….
그러려면 시간과 사이가 좋아야한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서는 시간에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시간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다. 시간은 도착과 동시에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간다. 가버린 시간은 천년이 가도 돌아오질 않는다. 어느 한순간도 머문 적이 없다. 매정하리만큼 스치고 지나가기에 세월이 무상하고 인생이 허무한 것이리라,
도도히 흘러가는 시간들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불러야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불러야한다. 시간이 삶이요, 곧 인생이기 때문이다.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