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요에세이] 돌아온 별, 마이클

2026-06-10 (수) 12:00:00 성영라 수필가 미주문협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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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마이클 잭슨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영화 〈마이클〉이 개봉된 후 그의 전성기를 경험한 엑스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동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 특히 알파 세대에게는 지금 막 발견한 신비로운 아티스트 혹은 전설 속 영웅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유튜브와 틱톡, 쇼츠, 릴스에는 마이클이 남긴 칼군무와 몸짓을 따라 하는 춤 챌린지가 놀이처럼 번지고, 공연 중 관객들이 기절하던 과거 영상들이 소환된다. 짧은 영상 속에서도 문워크를 보고 놀라고, 무대를 장악하는 눈빛과 몸짓에 압도된다. 수십 년 전 공연인데도 지금 막 촬영한 영상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난여름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군가 말했다. “요즘 애들은 마이클 잭슨이 누군지 모르더라.” 모두가 놀랐는데 이제는 옛말이 될 성싶다. 내가 젊은 시절 레드 제플린이나 글래디스 나이트를 모르고 살았던 것처럼, 알파 세대에게 마이클 역시 그런 이름이었을지 모른다.


나도 분위기에 실려 영화 〈마이클〉을 관람했다. 마이클 잭슨이 가족 밴드인 잭슨 파이브 시절과 결별하고 성공적으로 자립하는 시기까지의 내용이다. 1988년 런던 공연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났고, “To Be Continued”가 자막으로 떴다. 나는 상영관 안에 흐르는 그의 노래들에 귀를 기울이며 엔딩 크레딧 마지막 줄이 올라갈 때까지 앉아 있었다. 2시간 7분 동안 정말 멋진 공연을 감상한 듯한 뿌듯함과 동시에 내가 인간 마이클을 제대로 알지 못했구나 싶었다.

비평가 점수 40점대, 관객 점수 96점에서 엿볼 수 있듯 평론가들은 완성도가 부족하다, 피터팬 같은 면모만 강조되고 천재 예술인으로서의 고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을 쏟아낸다. 그의 음악 인생 절반만 담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반면 관객들은 그리워하던 ‘팝의 황제’를 오랜만에 만나 행복해하는 것 같다.

나와 마이클 잭슨의 첫 만남은 ‘문워크’였다. 지금은 목사님이 된 교회 동기가 선보인 발동작. 세상 처음 보는 신기한 춤. 달을 걷는 모습을 상상한 춤이라니. 함께 있던 모두가 까르르 자지러졌다. 그렇게 우리는 마이클 잭슨을 영접 혹은 접견하였다.

그 추억 때문이었을까. 삼 년 동안 직장인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할 때 재즈풍으로 편곡한 ‘빌리 진’을 선곡해 불렀다.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고 싶어 간주 부분에 문워크를 흉내 내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잘달막한 팔다리와 몸치 재능으로는 노래마저 망칠 게 뻔했으므로.

그때는 몰랐던 것을 이번에 보았다. ‘빌리 진’ 가사에 담긴 절규 같은 것을. 영화 속 마이클을 보고 나니 그 노래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오해와 비난 속에서 결백을 호소하는 목소리처럼 들렸다. 마이클은 늘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진심을 전하려 했구나….

영화 속에서 마이클은 손으로 가사를 쓰고 입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노래를 만든다.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지 못했지만 그의 상상력은 어떤 악기보다 훌륭했다. 가장 아날로그적으로 창작한 그의 음악은 유튜브와 쇼츠, 스트리밍 플랫폼을 타고 새로운 세대에게도 건너간다. 음악 안에서 영원한 별, 마이클이 살고 있다.

<성영라 수필가 미주문협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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