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수40% 오를 때 시총은 159%… 코스닥 종목 너무 많아”

2026-02-04 (수) 12:00:00 정상훈·박신원 기자
크게 작게

▶ ‘코스피 5000 시대’ 세미나

▶ 부실기업 과감한 솎아내기 강조
▶ “ 증시 아직 저평가… 버블 시기상조”

코스닥 시장의 종목 수가 과도하게 많아 부실기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코스피 5000 시대를 지속해나가려면 반도체 산업 중심의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 “코스닥은 주가 상승률과 시가총액 증가율 사이의 괴리가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이달까지 코스닥 주가지수는 40% 올랐고 시가총액은 159% 증가했다. 시총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건 코스닥 종목 수가 코스피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게 아니라 신규 기업들의 진입이 많았다는 뜻이다.

실제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주가 상승률과 시가총액 증가율은 각각 407%, 458%로 엇비슷하다. 김 센터장은 “코스닥 시장 육성도 중요하지만 종목 수가 1800여 개가 되다 보니 관리도 잘 안 된다”면서 “안 좋은 회사를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지호 경제평론가도 부실기업 정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필요한 기업이나 정보 비대칭 기업, 주주가치를 무시하는 기업이 시장에 머무르기 때문에 저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기존 벤처 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에 의존하다 보니 시가총액은 늘었지만 지수는 크게 오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는 거래소 내 상장폐지 심사팀이 추가되는 만큼 (심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오천피’ 안착 조건으로 △기업 이익의 지속적 성장 모멘텀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 △미국 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 등을 꼽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367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51%에 달할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 이익 성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최근 급등한 코스피에 대해 김 센터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은 10.1배 수준이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코스피 5000이 기업 이익과 자산 가치 대비 지탱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시장 감시 시스템을 첨단화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면서 “거래 시간 연장, 청산 및 결제 주기 단축 등 시장 인프라를 선진화하고 배당 절차 선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도 앞서나가겠다”고 했다.

<정상훈·박신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