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천재 전 세계 태권도 챔피언 조지메이슨대 교수, VA
겨울이 오면 사람의 몸은 자연스럽게 움츠러듭니다. 차가운 공기, 짧아진 낮, 두꺼워진 옷은 우리를 실내에 머물게 하고, 움직임은 점점 줄어듭니다. 문제는 몸만이 아닙니다. 움직임이 줄어들수록 마음도 함께 위축된다는 데 있습니다. 의욕은 낮아지고, 생각은 무거워지며, 새해를 앞둔 기대마저 흐릿해집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겨울은 운동의 효과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계절입니다. 추운 환경에서 몸을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신진대사가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이는 단순한 체력 유지 차원을 넘어 면역력 강화와 우울감 감소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만으로도 겨울철 무기력과 계절성 우울 증상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춥고 피곤해서 도무지 시작할 수가 없다.”
이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겨울에 운동이 어려운 이유는 체력이 아니라 동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 운동의 핵심은 ‘얼마나 하느냐’가 아니라 ‘움직이기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운동은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는 순간,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몸이 먼저 반응하면 마음은 뒤따라옵니다. 이는 제가 오랜 시간 운동선수와 일반인, 청소년과 노년층을 지도하며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몸이 움직일 때, 마음도 반드시 함께 움직입니다.
겨울 운동의 가장 큰 가치는 성취감이 아니라 자기 신뢰의 회복에 있습니다. “오늘도 해냈다”는 작은 경험이 쌓이면, 사람은 자신을 다시 믿게 됩니다. 이 신뢰는 체력뿐 아니라 삶 전반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챔피언이 특별해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과정 속에서 챔피언의 마음이 만들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거창한 목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루 10분 스트레칭, 집 앞 한 바퀴 걷기, 계단 오르기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며, 더 중요한 것은 중단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겨울은 기록을 세우는 계절이 아니라, 리듬을 유지하는 계절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계획과 다짐은 많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의 변화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 겨울, 추위를 이기려 애쓰기보다 추위 속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움직임은 몸을 따뜻하게 할 뿐 아니라, 생각을 맑게 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세워 줍니다.
겨울 운동은 단순한 건강관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