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의 없이 몰래 녹음된 영상통화는 이혼·양육권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나요

2026-01-23 (금) 07: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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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지 / 변호사 Prosper Law PLLC 대표

이혼·양육권 소송에서 문자, 이메일, 녹음, 영상 등 디지털 자료는 빈번하게 증거로 제출됩니다. 버지니아 주 법 § 8.01-420.2에 따르면, 모든 당사자가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전화통화 녹음은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채택되는 것이 제한됩니다. 최근 버지니아 항소법원은, FaceTime영상통화 녹음 증거 채택 여부에 관련하여 “FaceTime 영상통화도 법률상 전화통화에 해당되므로, 무단 녹음은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례를 내렸습니다.

이 이혼사건에서 부부는 2013년에 결혼해, 2016년에 쌍둥이를 출산했고, 2018년에 별거하였습니다. 2019년, 법원은 어머니에게 단독 법적 양육권(sole legal custody) 과 실질적 양육권 (primary physical custody) 을 부여했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이혼 및 양육권 변경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 기간 중, 어머니와 두 자녀는 아이패드(iPad)로 아버지에게 FaceTime 통화를 걸었고, 아버지는 아이폰(iPhone) 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때 아버지의 어머니(친할머니)가 별도의 장치로 통화를 몰래 녹음했고, 어머니와 자녀들은 녹음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버지니아 주 법 § 8.01-420.2가 요구하는 바와 같이, 통화 시작 시 “이 대화가 녹음되고 있다”는 취지의 고지(선언)도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버지는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고, 어머니는 해당 녹음이 버지니아 주 법 § 8.01-420.2 에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증거 배제를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FaceTime영상통화는 Code § 8.01-420.2에서 말하는 ‘전화 통화(telephone conversation)’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녹음을 증거로 채택했고, 아버지에게 최종 의사결정권(final decision-making authority)과 실질적 양육권 (primary physical custody) 을 부여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FaceTime 녹음 내용을 여러 차례 인용하며, 이를 근거로 아버지의 양육 역량(강점) 과 어머니의 문제점(결함)을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항소했습니다.

버지니아 주 항소법원은 FaceTime 영상 통화가 Code § 8.01-420.2에서 의미하는 ‘전화 통화(telephone conversation)’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법률은 ‘전화 통화’를 명확히 정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원은 사전적 의미에 따라, 영상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영상통화(video call)가 ‘전화 통화’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역시 거리의 제한 없이 음성 전달 기능을 수행하므로 법률 적용상 전화기로 본 것입니다.

따라서 녹음 고지 없이 이루어진 FaceTime 녹음을 증거로 채택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며, 1심 법원이 해당 녹음에 크게 의존해 양육권 결론을 도출했으므로 그 오류는 무해한 오류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항소법원은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무단 녹음된 FaceTime 통화는 양육권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실무상 전화통화나 영상통화 녹음은 법이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소송에서 판단 근거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문의 (703)593-9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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