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경찰 스릴러 ‘더 립’
▶ 맷 데이먼·벤 애플렉 시너지
![[주말 뭐 볼까 OTT] ‘우정과 탐욕 사이… 돈 가방 2,400만 달러의 시험대’ [주말 뭐 볼까 OTT] ‘우정과 탐욕 사이… 돈 가방 2,400만 달러의 시험대’](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1/08/20260108182950691.jpg)
할리웃 절친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립’은 마이애미 경찰팀이 버려진 은닉처에서 수백만 달러의 현금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 제공]
할리웃 절친 듀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화끈한 귀환이다. 케임브리지의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시작해 ‘굿 윌 헌팅’의 오스카 영광을 거쳐, 이제는 제작사 아티스츠 이퀴티(Artists Equity)를 이끄는 수장이 된 두 사람이 다시 뭉쳤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범죄 스릴러 ‘더 립’(The Rip)은‘라스트 듀엘’, ‘에어’에 이은 또 다른 협업이지만, 이번엔 느와르 장르의 본격 경찰 스릴러로 승부수를 던진다. 영화의 제목인 ‘립’(Rip)은 마이애미 경찰들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로, 범죄자들의 물건(마약, 무기, 현금 등)을 압수하는 행위를 뜻한다. ‘나크’ ‘스모킹 에이스’ 등을 통해 거칠고 선 굵은 연출력을 선보였던 조 카나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70년대 클래식 형사물의 향수와 현대적인 긴장감을 절묘하게 버무려낸 수작이다.
영화는 마이애미 데이드 경찰국의 전술 마약반 소속인 중위 데인 듀마스(맷 데이먼 분)와 형사 상사 J.D. 번(벤 애플렉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은 단순한 파트너 이상의 관계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다음 동작을 아는 그들의 ‘단축키’ 같은 소통 방식은 실제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수십 년 지기 우정이 투영된 듯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 은신처에서 발견된 2,400만 달러라는 거액의 현금 뭉치 때문에 이 견고한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법에 따라 현장에서 돈을 모두 계수해야만 그 자리를 떠날 수 있는 상황. 폐쇄된 공간 안에서 마약반 팀원들은 밤을 지새우며 돈을 세기 시작한다. 그러나 외부 세력이 이 거액의 존재를 눈치채고 압박해오기 시작하면서 내부의 신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우리가 과연 선한 사람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이 그들의 머릿속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카나한 감독은 마이클 맨의 ‘히트’ 같은 70년대 클래식 형사물에 대한 오마주를 영화 곳곳에 심어둔다. 단순히 총격전과 액션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그리고 인물 간의 역학 관계가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감독은 실제 마이애미 마약반 수장이었던 지인의 실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덕분에 영화는 장르적 쾌감 너머의 묵직한 사실감을 확보한다. 특히 맷 데이먼이 연기한 듀마스는 감독 친구의 ‘도플갱어’라고 할 정도로 현실적인 형사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한 화면에 담길 때 느껴지는 에너지는 독보적이다. 이번 영화 ‘더 립’에서는 서로를 향한 의심과 신뢰 사이를 오가는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연기한다. 맷 데이먼이 이성적이고 원칙을 중시하려 노력하지만, 가족과 미래라는 현실적인 무게 앞에서 흔들리는 리더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반면에 벤 애플렉은 거칠고 직관적이지만 파트너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가진 인물로,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스티븐 연, 카일 챈들러, 테야나 테일러, 사샤 칼레 등 쟁쟁한 조연진이 합류하여 ‘돈’이라는 괴물 앞에 변해가는 인간 군상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각 캐릭터가 가진 사연이 드러날 때마다 관객은 “과연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더 립’은 화려한 마이애미의 풍경 뒤편, 어두운 실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공방전이 볼 만하다. 2,400만 달러라는 거액은 영화의 소품을 넘어, 인물들의 도덕성을 시험하는 거대한 거울 역할을 한다.
단순히 ‘범죄 액션’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지 모른다. 그러나 오랜 우정이 돈과 권력, 그리고 생존이라는 본능 앞에서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묵직한 드라마다. 70년대 형사물의 진득한 감성과 현대적인 서스펜스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넷플릭스에서 펼쳐지는 이 ‘돈 가방의 밤’을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넷플릭스 16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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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