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렌탈 패밀리’(Rental Family) ★★★★ (5개 만점)
▶ 고독한 3류 배우가 자신의 신원 접어두고
▶ 고객 위안 주며 자신도 삶의 만족감 느껴
▶ 코믹한 기운에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강조
타국의 대도시에 사는 고독한 3류 배우가 자신의 신원을 접어두고 고객이 원하는 사람의 노릇을 해 그 고객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면서 자신도 삶의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는 코믹한 기운과 눈가에 물기가 함께 도는 드라마로 매력적이요 재미가 크다. 번잡하고 인파로 붐비는 도시에서 혼자 사는 사람의 고독이어서 군중 속의 고독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고독에 관한 얘기이자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좋은 드라마이다. 인간미가 넘치고 다정다감한데 다소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낯간지러워진다,
도쿄에서 7년째 혼자 살고 있는 미국인 필립(브렌단 프레이저)은 TV의 치약광고에나 나오는 한물간 배우, 어느 날 자기 소속 에이전시에서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에 조문객으로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장례식에 간다. 알고 보니 장례식은 죽은(?) 사람이 미리 하는 가짜 장례식.
여기서 필립은 ‘완벽한 행복을 제공 한다’는 인간 대여업체 ‘패밀리 렌탈’사의 사장 신지 타다(다케히로 히라)로부터 회사로 찾아오라는 말을 듣고 신지를 만나러 간다. 신지와 두 남녀 직원 아이코 나카지마(마리 야마모토)와 코다(키무라 분)가 일 하는 이 회사는 고객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주면서 고객에게 기쁨과 만족감을 주는 것. 친구, 신랑, 아버지 그리고 정부 등 고객이 원하는 종류도 가지가지다.
필립이 처음으로 맡은 역은 레즈비언 여자의 신랑 노릇을 해 이 여자의 부모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 일본식 신랑 의상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한 필립의 모습과 연기가 재미있다. 이 밖에도 고독한 남자의 비디오게임 친구가 되어주고 노래방 손님의 동반자고 되어주면서 다양한 역을 하는 필립이 몸과 마음을 다 해 대역을 하는 일은 11세난 조숙하고 총명한 소녀 미아(섀논 고맨)의 오래 전에 가족을 떠난 미국인 아버지 케빈 역과 팬들로부터 잊혀 진 치매를 앓는 왕년의 수퍼 스타 키쿠오 하세가와(아키라 에모토)를 인터뷰하는 기자 노릇.
미아의 아버지 노릇은 미아의 어머니 히토미(시노 시노자키)의 요구인데 미아를 이름난 사립학교에 입학시키려면 아버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아는 처음에 필립을 적대시하나 필립이 진심으로 자기를 아껴주고 정을 보내면서 ‘다시는 가족을 떠나지 않겠다는’약속을 받아내고 필립을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필립과 미아는 함께 수족관에도 들리고 고양이 축제에도 참가하면서 깊은 정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필립은 영화의 형사 역 오디션 결과 역을 맡게 됐는데도 미아와의 약속 때문에 이를 거절한다. 이렇게 필립과 미아 간에 두터운 정이 쌓이면서 전화번호까지 교환해 대화를 나누게 되자 사립학교의 지원자 부모 면접이 끝나면서 필립은 히토미로 부터 미아의 아버지 노릇을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는다. 섭섭한 마음을 금치 못하는 필립에게 신지는 모든 관계는 끝나게 마련이라는 말을 해준다.
키쿠오를 인터뷰해 달라는 것은 키쿠오의 딸 마사미의 청탁. 필립은 기자 존이 되어 키쿠오를 인터뷰하는데 그 과정에서 둘사이에 두터운 정이 서서히 쌓이면서 마치 부자지간의 관계처럼 된다. 그리고 키쿠오는 마지막 부탁이라면서 오래 전에 떠난 고향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고향에 온 키쿠오가 폐가가 된 자기 집 근처 땅속에 파묻은 병에서 꺼낸 자신의 첫 사랑의 사진을 보면서 그리워하는 장면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연기들이 매우 좋다. 프레이저가 티 안내고 다감하고 민감한 연기를 하면서 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여주고 있으며 아키라 에모토가 노련한 배우의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신인 섀논 고맨이 깜찍한 연기를 보여준다. 여류 히카리(공동 각본)가 인자하고 부드러우며 연민하고 이해하는 연출을 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런데 일본에는 실제로 ‘렌탈 패밀리’ 같은 회사들이 있다고 한다. 관람 등급 PG-13(13세 미만 관람 시 부모의 적극적인 조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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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