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교회는 병원이다”

2025-09-10 (수) 08: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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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 목사/새누리선교교회 담임

미시간주에 노스리지 교회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활기가 넘치고 부흥되는 교회로 최근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요즈음 대부분의 교회들 특히 미국 교회들 가운데 성도들이 줄고 심지어는 문을 닫는 교회들이 수두룩한데 이 교회는 놀랍게도 지난 수년간 폭발적으로 부흥되며 영향력이 있는 교회로 성장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교회가 이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한 이유가 교회 앞에 세워져 있는 교회 광고판의 문구인 것 같다. 광고판에 적혀 있는 하나의 문구는 바로, “우리 노스리지 교회는 위선자들의 교회입니다”라고 써놓았다라는 것이다. 매우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교회들이 자신들의 교회를 선전할 때, ‘우리 교회는 정말 사랑이 많은 교회다. 우리 교회는 행복이 넘치는 교회다. 우리는 정말 멋진 교회다. 담임 목사님도 좋고 설교도 좋고, 성도들도 좋고, 교회 파킹랏도 크고 등등…”이라고 하는데 ‘우리 교회는 위선자들이 모여 있는 교회다’라고 선전을 하다니...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궁금해 하면서 왜 그렇게 써놓았느냐고 그 교회 담임 목사님에게 물어보았더니, 목사님이 대답하기를 “교회에 대해서 교회 밖에서 교회를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슨말일까? 보통 세상 사람들은 교회가 어떤 교회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할때 의로운 사람, 거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인들이 세상에서 거룩한 모습이 아닌 경건하지 못한 행실을 보일때 교회가 욕을 얻어먹는다는 사실이다. “저런 사람이 기독교인이라니… 그러니까 내가 교회가 가지 않는거야! 저런 위선자가 다니는 교회이기에 나는 절대 교회가 가지 않는 거야!”라는 비판과 정죄의 목소리가 들려진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교회라고 하는 것은 그런 아주 거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차이가 없는 똑같은 죄인이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고,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그 위선자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라는 알려 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나는 이러 노스리지 교회의 선전 문구가 너무나 솔직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이렇게 진솔하고 겸손한 교회가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고 또한 도전이 된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것이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다. 바리새인은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면서,“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라고 하며 스스로 자신을 높이고 동시에 세리를 깍아 내렸다. 그와 반면에,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하며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은 분명 교만한 바리새인의 기도를 받지 않으시고 겸손한 자세로 기도를 올린 세리의 기도를 받으셨다. 그러니까 교회는 자신의 허물과 연약함을 인정하는 세리와 같은 사람들이 모인곳이 교회라고 생각한다. 바로 노스리지 교회처럼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선을 인정하며 하나님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며 나오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진정한 교회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병원이다”라는 말이 너무나 실제로 느껴진다. 교회란 ‘건강한 사람’ 즉 자신이 보기에 문제가 없고 스스로 의롭다 여기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영적으로 병들어 있음을 깨닫고 의사인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오는 곳이다. 그런즉 스스로 거룩하다고 여기는 ‘건강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죄인됨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온 ‘아픈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볼때는 위선을 포장하려고 더 큰 위선을 뒤집어 쓰고 있는 교회보다 오히려 진솔하게 위선자 같은 인생들이 교회에 모여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낄수 있다고 본다. 부디 모든 교회가 ‘병원’으로서 육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영적으로 ‘아픈 분’들이 와서 진정한 의사인 예수님을 만나고 치유받는 기적이 가득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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