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돌기와

2025-08-05 (화) 08:08:59 김성주/화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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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달님의 사랑이 였던가
뜨거운 낮 햇님의 단심이 였던가
네가 봄비에 흠뻑 젖을 때
그이는 자기 몸 한겹 한겹 벗겨서
너의 지붕을 덮어주고 감싸주었어
네가 찐 어둠에 힘겨워 눈 못 뜰때
그이는 일찍 일찍이 너 대신
떠오르는 동녘 하늘빛을 받아두었어
너의 집 앞뜰에 꽃향기 가득 풍길 때
그인 네와 함께 온 몸이 뜨거웠어지
네가 지붕에 올라
별새 되리라 소원을 빌 때엔
그인 한 백년 바램을 버리고
가루되어 어딘가 내려앉으리

<김성주/화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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