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집을 찾는다는 것

2025-07-03 (목) 08:04:16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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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이전트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밤사이 시장에 나온 신규매물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일과가 열린다. 그동안 상담해온 고객들의 조건을 떠올리며, 새로운 집들이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비교하고 검토한다.

사진을 먼저 보고 인상을 살펴본 뒤, 위치와 교통, 학군 등을 확인한다. 사진이 많은 매물은 전체 구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기에 도움이 된다. 때로는 인테리어나 구조를 리모델링할 수 있을지까지도 가늠해본다. 고객의 예산과 스타일, 생활패턴까지 고려한 뒤에야 비로소 보여드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집을 골라낸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은 집이 없다. 집을 구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넘쳐나는데, 막상 고객의 조건에 딱 맞는 집을 찾기는 너무 어렵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흥정으로 조율해 볼 여지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구조나 위치, 노후상태가 맞지 않는다면 가격은 의미가 없다.


지난 몇 년간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은 시장흐름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 매물이 많던 시절에는 기본적인 단장이라도 되어 있어야 경쟁력을 갖췄다. 수 십 년 전 상태 그대로 방치된 집은 아무리 학군이 좋고 위치가 훌륭해도, 요즘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

결국 시장에서 외면 받고, 긴 시간 마음고생 끝에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손해가 현실화 된 후다.
10년 미만의 냉난방기나 창호, 지붕상태는 수용되지만, 20년 가까이 된 시설이라면 미리 교체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인테리어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대충 덧칠한 수준이라면 차라리 기초설비의 교체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 나오기 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중간에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경우,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이미 기록이 남은 매물은 시간만 끌수록 시장에서 외면당한다. 그럴 때는 차라리 과감히 매물을 내리고 다음 기회를 보는 것이 낫다.

그리고 한 가지, ‘내 생각이 시장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라는 착각은 버리는 게 좋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특성과 니즈가 시장에 존재한다. 오랜 시간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했지만, 사람 마음은 그리고 고객의 선택은 끝까지 예측할 수 없다.
좋은 집을 찾는 여정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리는 일이다.
문의 (703)928-5990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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