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법체류자 어찌 해야 하나

2025-03-21 (금) 06: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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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얼마 전에 K 목사를 만났다. 이곳 워싱턴 인근에 노숙자 같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며 잘 알려진 분이다.

최근 불법 체류자 추방이 사회 문제로 이슈화 되어있어 이러한 사람들 구제에 힘쓰고 계신 분으로부터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해서 만났던 것이다. 그분은 특히 히스패닉 노숙자들을 돌보고 있는 분이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분 이야기를 듣자니 현재 미국 인구 분포를 보면 히스패닉 사람들이 흑인보다 더 많은 약 5천5백만이라고 했고 나아가 불체자가 천만을 넘어 실제적으로는 6천5백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 중 히스패닉 추방의 긍정적인 면은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범죄자들이 있고 그들을 추방시키고 있고 그 효과도 크다고 하며 믿기 어렵지만 그 동안 마약 판매 조직 같은 갱단이 암약하고 있었고 그래서 추방을 통한 갱단 소탕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오하이오 어느 곳에 베네수엘라 출신의 갱단이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서 조직활동에 본부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그 이유가 불체자의 범죄와 그들의 값싼 노임으로 자기네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불체자 처리가 큰 문제이라면서 우리가 사는 워싱턴 인근에만도 약 60만 정도로 추산된다며 그들을 모두 추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너무 크다며 큰 우려를 표시했다.
그분에 의하면 이들 불체자 중에 일부는 뉴욕, 시카고 등 단속이 좀 심한 곳으로 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아이들을 학교 교회도 못 보내고 있다고 하며 또 매주 주일날 식품과 의료품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주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 유모차를 끌고 오곤 하던 부녀자들이 이제는 혼자 온다고 한다. 왜냐하면 ICE 가 닥치면 도망가야 하니까 그런다는 것이다.

이러한 핍박 속에서 그 위험한 봉사 활동을 계속 할 것이냐 묻자 물론 지속하겠다면 그것이 주님이 주신 선교이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형태이든지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최소한 가난하다 라도 평안은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봉사활동을 지지하며 응원한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면서 K 목사와 만나서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첫 대면에 첫 마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그분이 내가 불체자 구호 활동을 듣고 싶다고 하니까 그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나보고 트럼프 대통령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하며 물었다. 내가 좀 너무 나가는 것 같다 하니까 그제서야 입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불체자가 사회적으로 골치 아픈데 왜 그런 짓 하느냐 하며 질책할까 보아 그런 질문을 한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불체자 추방이 폭풍 같다. 듣자니 1만 5천불의 빚을 지고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밀입국하다 추방당한 그들이 이제는 텍사스 엘파소 국경 넘어 철망에 기대어 고향 땅도 못 가고 절망하며 마약에 찌들어 있고 멕시코 당국은 HIV 등 질병을 우려해 새 주사바늘의 마약을 나누어 주고 있다고 한다. 또 1만 5천불을 꾸어준 갱단은 어린 아이들을 유럽에 팔아 그들이 장기 제공자가 되었고 집단으로 파 묻은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다.

이러한 참혹한 뉴스만 듣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회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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