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금요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유라시아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멈추기 위한 휴전 방안을 놓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서로 비난(barbs)을 주고 받으며 전례 없는 대립이 펼쳐졌다. 외교와 예의는 사라졌고 정말 재앙에 가까웠다. 초청자 둘은 러시아와 사생 결단으로 전쟁중인 전시 대통령을 불러 질책(berating)과 협박(duress)까지 하는 설전을 벌이며 공격했다.
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공격한 것을 거의 일률적으로 옹호하고 칭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행동을 민주주의와 동맹에 대한 배신이라고 불렀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양당 대통령들은 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고 미국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생각을 받아 들여왔다. 하지만 트럼 프와 그가 변화시킨 공화당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그러한 미국의 외교 노선을 이번 백악관 오벌 오피스 회담을 통해 일거에 깨뜨려 버렸다. 침략자에게 압력을 가해 타협을 이끌어 내기 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불균형적인 협상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역대 공화당 대통령들은 민주국가이든 독재 국가이든 상관없이 미국의 구상에 동조하거나 걸림돌이 된다면 그들 지도자를 지지하거나 제거해 왔다. 과거 닉슨, 레이건, 조지 부시, 조지W부시가 그랬고 트럼프가 지금 현재 진행 중이다. 겉으론 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며 결속을 요구하면서 속으론 자국의 이익만을 고려한 이러한 외교는 이중 잣대(double standards)를 가진 ‘나쁜 외교’이다. 미국 외교협회(CFR)에 포진한 엘리트들은 이를 '고립주의로의 회귀'라고 비판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저물어 가고 트럼프 등장으로 이미 국제질서는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해가고 있다. 놀랍게도 트럼프 취임 100일만에 이러한 일방적 외교 노선과 관세 전쟁은 우방과 동맹국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
외교는 힘들고 종종 심각한 의견 차이와 비공개적인 격렬한 교류가 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고스란히 45분 간 텔레비전으로 기자들을 불러 놓고 생중계 됐다. 양측은 회의에 대한 목표가 달랐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바이든 행정부를 폄하하고 흠집 내려 이 회담을 이용하려 했다. 반면 젤렌스키는 휴전 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미국의 구체적인 안전보장과 방공 시스템 지원, 러시아가 1991년부터 현재까지 빼앗은 20%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등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필요도 바람직하지도 않고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이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러시아 편을 드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회담이 있기 전에 이미 젤렌스키를 압박해 휴전에 사인하게 하고, 우크라이나 대선을 통해 친러 정권을 세워 종전을 이끌어 낸 후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 재건을 위한 미·러 경제 협력 시나리오를 푸틴과 조율했던 것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회의에 들어가면서 양측이 낙관적으로 예상했던 상황에서 급속한 악화는 밴스 부통령의 전례 없는 무례한 개입 때문이었다. 그는 비공개 석상에서 해야 될 논의를 공개 논쟁으로 몰고 갔다. 밴스는 미국이 “당신들의 나라 파 괴를 끝내려 한다"며 “이 갈등을 끝내려는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은 아마도 외교에 참여하는 것이다.”라고 훈계하자 “당신의 외교는 무엇인가?” 화를 내며 “당신은 아름다운 바다를 가지고 있고 지금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느낄 것이 라고 하자 결국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고,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 말하지마"라고 경고하며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 휴전과 광물 협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서 미국은 손을 뗄 것이고 그러면 러시아의 우크라 합병은 시간 문제라고 협박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견해의 근본적인 차이였다. 오벌 오피스 난 투가 미국·우크라이나 관계에 미친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다른 두 가지 문제에 미친 영향은 이미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첫째, 유럽의 유례없는 단결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회담 전 여론 조사 57%에서 회담 후 65%로 지지가 급등했다. 크렘린은 오벌 오피스에서의 충돌을 즐길지 모르지만, 미국이 빠진 자리를 유럽이 군사력을 구축하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될 때 가장 큰 패배자는 러시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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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