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는 노년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2025-02-24 (월) 08:04:13 이형국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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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죽음은 누구에게나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다가 올 실존의 공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불청객은 신분과 부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 온다. 빠르냐 늦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일본의 저명한 노인정신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는 말을 빌리면 “늙어서 즐거워야 진짜 성공한 삶이다!”라고 한다.

그는 30여 년 동안 평생 돈 걱정·가족 걱정·건강 걱정만 하다가 전전긍긍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며 ‘내 꿈은 놀면서 사는 것’, ‘70대의 정답’, ‘70대가 노화의 갈림’ ‘ 80세의 벽’ 등 다수의 책을 집필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임상 경험, 관찰 경험을 토대로 습득한 삶의 지혜를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다. 분야별로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간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조언에 따르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은퇴하지 마라.” 정년 후에도 일할 것을 고려해 보라고 권장한다. 수명이 연장되어 100세 넘게 사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은퇴한다는 생각 자체가 노후생활의 위험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몸이 버틸 수 있는 한 평생 계속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번째는, “운전면허를 반납하지 마라.” 집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 생활을 한다면, 운동 기능과 뇌 기능이 어느 날 갑자기 쇠약해져 버린다. 고작해야 자동차 운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운전을 그만둔 영향은 여행·쇼핑·만남·먹거리 활동량의 감소로 간병 받는 상황에 처할 위험이 두 배나 높을 정도로 고령자의 신체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고기를 적극적으로 섭취하라.” 고령이 되면 육류를 삼가고 채소 중심의 식사가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그런 사정 때문인지 70세 이상의 5명 중 1명이 단백질 부족이라고 한다. 고기에는 남성 호르몬의 원료인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육류를 적극적으로 섭취하면 세로토닌과 남성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해 사람의 정신 의욕을 높이고 신체 활동량을 유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네번째는, “장수하고 싶다면 다이어트를 하지 마라.” 질병 때문에 식사 제한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70대가 되면 다이어트 등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이것 때문에 단번에 늙을 위험이 있다. 그의 오랜 세월 관찰 한 결과에 의하면 고령이 되어도 건강한 사람은 통통한 사람이라고 한다. 고령이 되고 난 후의 단백질 부족은 노화를 앞당기게 된다. 또한 면역력 저하도 초래한다. 이때문에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맛있는 것을 먹고 면역력을 높여라.” 고령자가 되면 콜레스테롤과 혈압, 요산 수치 등에 신경을 쓴 나머지 먹고 싶은 것을 제대로 먹지 않고 참는 사람이 많다. 물론 중병을 앓고 있다면 아무래도 자제해야 하지만 70대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참는 것보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영양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식사 제한은 혈압과 동맥경화를 막을지 모르지만 암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버린다. 그렇게 되면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전두엽 뇌의 노화는 건강한 만년을 보내는데 가장 유의해야 할 항목이다.

여섯 번째, “격렬한 운동은 신체를 산화시켜 노화를 빠르게 진행시킨다.” 70대가 일상적으로 몸을 움직인다고 하면 산책이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나이를 먹어도 약해지는 근육과 약해지지 않는 근육이 있다. 약해진 근육은 계단에서는 내려가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누워있지 않는 생활이 넘어질 위험을 줄인다. 70 대에 넘어지는 것은 그 후에 인생을 크게 좌우할 위험이 있다. 넘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건강한 생활이 80대를 건강하게 보내는 열쇠이다.

일곱 번째, “약 복용은 당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두 가지 병이나 증상을 안고 사 는 것이 당연하다. 심각한 병이 아니면 악을 먹어가며 고치려고 애쓸 필요 없다. 통증이 심하고 괴로워지면 그 때 복용하면 된다. 미리 이런 저런 약을 처방 받아 남용하다가는 오히려 몸 상태가 약화되고 인지 기능까지 떨어진다. 말할 것도 없이 100% 안전한 약은 없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가 알츠하이머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면 의학은 불완전하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약을 복용하면 간장의 대사 기능과 신장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약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여덟 번째, “건강검진은 당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알고 보면 80세 이후에는 건강검진이 필요 없다. 50여 년 전만 해도 인간은 대체로 영양실조 상태였다. 따라서 혈압이 150에 가까워지면 혈관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적기 때문에 혈압이 200을 넘더라도 혈관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과 컨디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짧더라도 무엇을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닐까? 겉치레는 필요 없다. 있는 대로 산다. 어차피 죽을 거니까. 비실비실 무기력한 노인이 될 것인가? 활력 넘치게 즐겁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는? 는 오로지 자기 몫이다. 건강해지기 위해 돈을 쓰며 먹고 놀아라. 고독한 미식가는 외롭지 않다. 아 낌없이 소비하면 행복과 건강이 따라온다. 기쁨은 항상 어딘가에 있고 즐기다 보면 삶의 보람을 느끼며 행복해 질 것이다.

<이형국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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