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가 유탄에 맞나?

2025-02-24 (월) 08:03:12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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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김두한이라는 사람을 주제로 한 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가 대단하였다. 그 드라마의 줄거리를 들여다보면 깡패와 깡패들 사이에 자기 영향권과 그 영향권 밑에 부하들 그리고 그곳에서 장사하며 먹고 사는 사람들을 거느리며 지켜주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겠다.

왜 엉뚱하게 깡패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한다고 한다며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빼 놓고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만나는 것을 보며 바로 깡패의 세력 다툼 이야기나 세계 패권의 이야기가 똑 같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만고의 진리의 한 가지 예로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협상을 하고 있다. 예측컨대 아마도 미국이 러시아의 영향권을 인정하여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여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양보하고 대신 우크라이나가 이미 돈 맛을 보았으니 자본주의는 영유하도록 하는 선에서 타협을 볼 것 같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이야 어찌 되든지 그들은 상관도 안하고 말이다.

그렇다. 출발은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깡패가 공산주의 독재주의의 영향권(깡패 쓰는 단어로 나와바리)이라고 할까, 그런 그들의 관할구역의 턱밑이라고 할 우크라이나까지 쳐들어 왔으니 러시아라는 공산주의 독재주의 두목으로서는 죽기로 싸울 수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그동안 러시아로서는 전쟁으로 너무나 많은 출혈을 하였으니 기진맥진한 상태라 그 정도의 타협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현재 세상에서 한 조각의 이야기이다. 작금의 더 큰 세계에서의 지도를 보자면 자본주의 자유주의의 미국이 넓은 영향권을 누리며 세상의 질서가 그런대로 잘 굴러가는 줄 알았는데 중국이란 나라가 아니라 주식회사 중국이 나타나서 일대일로하며 아프리카에서 시작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 사이 미국의 바로 턱밑인 파나마 운하까지 거머쥔 것 같다.

앗! 뜨거워!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리라. 우선 내 집 마당부터 손 봐야 한다며 멕시코, 캐나다 손 본 것도 다 이해 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중국과의 관세전쟁도 다 이해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좀이 아니라 너무 나가는 것 같다. 공무원 정도가 아니라 경비를 줄인다고 정부기관이나 단체에 덩치를 줄이겠다고 마구 칼질을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케네디 센터 비용 절감하겠다고 구조를 잘 모르겠으나 이사장을 자기가 맡겠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현재 이런 상태가 나의 생활 주변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내 주위 사람들 모두 웅크리는 것 같다는 말이다.
얼마 전 한국식당에 갔었다. 여 종업원 3명이 전화기에서 유튜브를 보고 있다가 나를 반겼다. 내가 “식당이 한가하네요”하니까 문을 연지 8년인데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넋두리를 했다.

그리고 어제 단골 식당에 갔더니 항상 나오던 사이드 디쉬 중 계란찜이나 된장찌개는 이제 먹고 싶으면 따로 시키라며 공짜는 이제 없다고 하면서 손님이 안 올 것 같아 음식 값을 올릴 수도 없고 가게를 운영하자니 식품 재료값이 너무 올라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며 한숨을 쉰다. 확실히 장바구니가 가벼워지고 있고 앞으로 더 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경쟁하고 있고 이기려는 것에 동의하며 응원하고 싶다 그러나 마치 조자룡 헌 칼 마구 휘두르는 바람에 우리가 유탄에 맞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도 든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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