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설향 교수의 건강하게 오래 살기

2025-02-19 (수) 08:02:59 김설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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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증상이 건망증인가 치매인가?

김설향 교수의 건강하게 오래 살기
바람 불고 쌀쌀한 날, 왠지 뜨끈한 콩나물 김치국이 그리웠다. 쌀뜨물을 붓고 멸치다시물을 우려내 새우젓 넣고 김치 쏭쏭 썰고 콩나물 넣어 맛나게 먹을 생각에 행복해하며 흥얼흥얼 노래 부르다 때마침 한국서 걸려온 친구의 보이스톡에 한참을 수다 삼매경을 피우다보니 아뿔싸 국물이 다 쫄아들고 김치와 콩나물이 시커멓게 다 타고 있었다. 아이쿠! 아까운 콩나물국, 사용 불가 된 냄비. 어쩌나!

사흘이 멀다 하고 냄비, 프라이팬을 태우다보니 이게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인지? 겨울 들어 부쩍 심해진 일상이 걱정되다, 친구에게 건망증이 도를 넘었다 했더니 자기도 안경을 머리에 쓰고 있으면서 안경을 찾고, 전화하면서 전화기를 찾곤 한다는 이야기에 한참을 웃었다.

이렇듯 ‘혹시 치매’라는 의심이 들만큼 자꾸 뭔가를 잊어버리는 것은 단기기억의 저하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단기기억의 저하는 비단 노인들만의 문제만은 아니며, 비교적 젊은 세대들도 뇌가 받는 자극이 감소하면, 중요한 서류를 잊어버리거나 해야 할 일을 깜박하는 등 실수가 많아진다고 한다.


일본 도쿄의대의 노인 전문 의사인 가마타 미노루는 무엇인가를 잊는 것은 대부분 건강한 망각이므로 치매를 걱정하기보다는 단기기억력을 단련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단기기억력 강화를 위해서는 코그니사이즈(Cognicise)가 추천된다.

코그니사이즈느 몸을 움직이며 머리를 쓰는, 즉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하는 ‘두뇌체조’이다. 코그니사이즈는 리듬을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말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예를 들면 1부터 숫자를 세며 5의 배수가 나올 때마다, 끝말잇기를 하는 방식이다.

예: 1, 2, 3, 4, 장미꽃, 6, 7, 8, 9, 꽃장사, 11, 12, 13, 14, 사장님… 같이 차례차례 혼자서 또는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며, 하다보면 숫자와 단어가 뒤죽박죽되어 우왕좌왕하게 되지만 뇌에 좋은 자극이 되어 꾸준히 코그니사이즈를 실천한 경도인지 장애환자들의 단기기억이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건망증이 심해지면 때로는 치매가 염려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건강증은 휴식을 취하거나 코그니사이즈 또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좋아지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매환자들은 가족이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 중증으로 진행된 이후에 치매로 진단되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이나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므로 다음 표를 참고하는 게 좋다.

행복한 백세시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동으로 근력을 저축하고, 필요없는 건 적당히 잊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치매를 예방하고 웃음보약, 걷기보약을 즐겨야함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사실이니 자! 오늘부터 잘 먹고 잘 걷고, 하하하 웃으며 살아요!

<김설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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