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멕시코·캐나다 관세 한달 전격 유예

2025-02-0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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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군 1만명 배치… 캐나다도 국경 강화

▶ 경제·물가 타격 우려 속 일단 파국은 피해
▶ 관세로 ‘충격·압박전술’… 시행 직전에 ‘반전’

트럼프, 멕시코·캐나다 관세 한달 전격 유예

관세 시행을 앞두고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텍사스주로 넘어 오는 국경 검문소 앞에 멕시코산 물품을 실은 컨테이너 트럭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로이터]

■ ‘시계제로’ 관세전쟁 어디로

거세게 몰아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선전포고’가 하루만에 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시행키로 예고한 멕시코·캐나다·중국 등 3개국 대상 관세 가운데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3일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소개한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멕시코가 멕시코-미국 국경에 1만명의 군 병력을 즉시 보내기로 했다면서 멕시코에 대한 25% 전면 관세를 한 달 유예한다고 밝혔다. 멕시코가 관세 유예의 조건으로 국경에서의 마약 및 불법 이민자 단속에 군을 동원해 미국에 협조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날 오후 통화 결과를 공개하면서 마찬가지로 미국의 캐나다 관세 부과의 1개월 유예를 각각 발표했다. 대신 캐나다는 미국-캐나다 국경 강화에 13억 달러를 투입하고 인력 1만명을 배치키로 하는 한편, 합성 마약류인 펜타닐 문제를 전담하는 ‘차르’를 임명하고, 마약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지정키로 했다.

■ 배경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까지 전면적 관세 부과가 연기되면서 북미 3개국간 파국적인 통상 전쟁이 시작되는 것을 일단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각각 부과키로 결정했다면서 이들 3국에 대한 실제 관세 부과는 4일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협의하겠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 ‘관세 선전포고’ 대상 3개국이 모두 유예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번 유예 결정의 배경과 관련, 관세 부과 결정이 애초부터 집행 의지보다는 ‘극한의 압박’ 의미가 더 컸다는 분석과, 부과 결정 이후 제기된 글로벌 관세전쟁에 따른 미국 경제 타격 및 국내 물가인상 등 각종 우려 요인들에 대비할 시간을 벌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부과 유예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충격과 압박 전술’이라는 것이다.

■ 전망은

결국 멕시코와 캐나다 모두 급한 불을 끄고서 한 달의 시간을 확보했지만, 미국과의 추후 협상 과정이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달간 국경에서의 선제적 차단 노력이 실질적 효과를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고, 미국 측에서 마약이나 불법 이민자 문제뿐 아니라 막대한 무역적자 해소라는 통상 이슈를 본격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경제 구조상 미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위협에 한차례 ‘굴복’한 터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에 끌려다닐 개연성도 커 보인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멕시코 무역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멕시코가) 노력해야 한다’는 의중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캐나다 역시 대미 무역흑자를 보고 있어서 국경 보안 문제만 해결했다고 관세 위협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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