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단간 총격사건 이후 LA 시정부 긴급 시행
▶ 경찰도 순찰 증원·강화 노점상 영업제한 논란

LA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팍 옆 알바라도 길 차도와 인도 사이에 3일 범죄 방지 등을 위한 철책 펜스가 설치돼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 인근에서 대표적 마약 거래 및 범죄 온상이 돼 온 맥아더팍 지역의 주변 도로변에 LA 시정부가 범죄 방지를 취한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노점상들의 영업을 막으면서 범죄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3일 LA타임스(LAT)는 지난 1월22일 맥아더팍 지역 중심부인 윌셔 블러버드와 알바라도 스트릿 코너의 요시노야 식당 앞에서 갱단 관련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시정부와 LA 경찰국(LAPD)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는 맥아더팍 인근에서 갱단간 분쟁으로 인한 총격전이 발생해 6명이 총에 맞았고 5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었다. 이후 캐런 배스 LA 시장은 관련 부서에 해당 지역 펜스 설치를 지시하고 LAPD에도 순찰 강화 명령을 내렸다.
배스 시장실 대변인은 LAPD가 시장의 지시에 따라 맥아더팍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갱단 활동 혐의자들도 체포하고 있으며, 펜스 설치는 불법 마약 및 무기 거래를 방해하고 이와 관련된 폭력을 억제하는 역할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점상과 관련해서는 배스 시장이 지역사회 리더들 및 관할 시의원과 협력해 노점상들이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도미니크 최 LAPD 부국장은 이 지역 도로변에 새로 설치된 펜스에 대해 추가 갱단 총격 사건과 시민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며 “범죄 활동이 사라질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법적인 노점상들을 탄압하는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부국장은 “일부 노점상이 도난 물품, 마약, 심지어 총기를 판매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 패스트푸드점의 경비원은 LAT에 ”확실히 예전보다 조용해졌다“고 말했고,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지나가던 한 시민이 펜스를 가리키며 ”이제 어디 가서 크리스탈 메스(메탐페타민 일종)를 사야 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자리를 잃은 이 지역 노점상들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노점상은 LAT와의 인터뷰에서 “노숙자 문제, 마약 사용, 범죄 활동이 심각한 것은 맞지만, 노점상과는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번가에서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점상이 불법 물품을 파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LAPD와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을 관할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1지구 시의원은 노점상들을 재배치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웨스트레익/맥아더팍 지하철역 외부에 노점 운영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메트로 측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맥아더 팍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노점상을 중요한 요소로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맥아더팍에서 벌어지는 위기를 노점상들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며 “이 지역은 갱단의 영향이 매우 크고, 일부 노점상들은 범죄 조직의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맥아더팍을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개선에 그쳤던 상황에서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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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