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종편견에 대한 고발과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로맨스

2025-01-03 (금) 04: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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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요나라’(Sayonara·1957) ★★★★½ (5개 만점)

인종편견에 대한 고발과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로맨스

로이드와 하나-오기는 국적과 인종의 벽을 초월해 깊은 사랑을 나눈다.

영화 ‘남태평양’의 원작 소설을 쓴 제임스 A. 미치너의 소설이 원작으로 작품의 주제는 푸치니의 비극 오페라 ‘나비부인’의 내용을 현대화한 것이다. 인종편견에 대한 고발과 함께 모든 것을 초월하는 사랑의 얘기를 매우 정열적이요 아름답고 또 섬세하게 그린 뛰어난 로맨스 드라마다.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를 그림처럼 찍어낸 칼러 촬영과 피부색깔이 서로 다른 두 남녀의 간절하고 뜨거운 사랑 그리고 연기파 말론 브랜도의 민감한 연기와 그의 상대역인 미이코 타카의 미모 등 가슴과 눈을 모두 즐겁게 해주는 영화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 공군 소령 로이드(말론 브랜도)는 일본에 주둔한 자신의 장래 장인이 될 장군 덕에 한국서 일본으로 전출된다. 로이드의 약혼녀는 전형적인 현모양처 형의 여인. 로이드는 어느 날 관광에 나섰다가 일본 유명 가무단 소속의 간드러지게 고운 무용수 하나-오기(미이코 타카)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로이드는 자기 친구이자 졸병인 조(레드 버튼스)의 일본인 애인 카추미(우메키 미요시)를 통해 하나-오기와의 데이트에 성공, 둘은 촛불이 타들어가듯 뜨겁게 천천히 사랑을 불태운다. 둘은 자기들의 사랑이 미군과 일본사회로부터 쏟아져 내릴 가혹한 편견에 시달릴 줄 알면서도 영육을 다해 서로를 주고 받는다.

한편 미군과 일본 여인간의 결혼이 잦아지자 군은 결혼한 미군들에게 단독 귀국 령을 내린다. 그리고 조는 임신한 카추미를 두고 귀국해야 하게 되자 카추미와 함께 자살한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기로 하고 도쿄로 떠나버린 하나-오기를 뒤따라온 로이드는 연인에게 구혼한다.

영화는 처음에 로이드가 하나-오기를 일본에 남겨두고 혼자 귀국하는 것으로 끝낼 예정이었으나 브랜도가 인종 편견을 극복하고 사랑이 승리하는 것으로 끝을 맺자고 우겨 해피 엔딩이 됐다. 한국전 당시 1만여 명의 미군이 군 규정을 무시하고 일본 여인과 결혼했다고 한다. 유명 멕시칸 아메리칸 배우 리카르도 몬탈반이 옆으로 째진 눈을 하고 일본인 가부키 배우로 나온다.

작품, 감독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에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버튼스와 미요시가 각기 조연상을 탔고 이 밖에도 음향, 미술 및 세트 디자인상을 탔다. 조슈아 로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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