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부심벨·카르나크·룩소르 도시 곳곳 거대한 신전들 피라미드·스핑크스 등 탄성
이집트의 카이로 지역에서 만나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이집트는 여행지로 여러 매력을 지녔다. 일찍이 세상을 많이 앞섰던 문명이 있었고, 메마른 기후로 인해 문명의 흔적들이 나라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와는 사뭇 다른 사후 세계관으로 인하여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유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일강과 그 주변의 황량한 사막으로 대변되는 자연환경이 나라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의 여행자들은 늘 이집트를 마음 한구석에 품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예상보다 몹시 세련된 크루즈 배에 몸을 싣고 강물을 따라 흐르며 국토의 부분들을 탐색하는 나일강 크루즈는 이집트의 여러 매력을 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다. 크루즈란 이름으로 불리긴 하지만 대해를 항해하는 크루즈와는 달리, 강 물살을 타고 하류로 흘러 내려가며, 가까이 다가왔다 때로 멀어져 가는 황톳빛 대지의 풍경을 마음에 주워 담는 여행인 것이다. 중간 기착지에 내리면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거대한 신전들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신들의 환영을 받기도 하는 신비한 여행인 것이다.
이집트 나일강 크루즈의 주요 거점 도시는 최남단 아부심벨에서 시작해 아스완, 콤 옴보, 에드푸를 거쳐 룩소르까지다. 이 도시들중 아부심벨은 버스를 이용한 육로로 이동하고 크루즈는 아스완에서 시작해 룩소르까지 이어진다.
아부심벨에는 람세스 2세가 건설한 아부심벨 대신전과 왕비 네페르타리를 위해 세운 소신전이 있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아부심벨 신전 외에 룩소르에 있는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도 건축했다. 이들 신전들은 람세스 2세의 과시욕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됐다. 아부심벨의 상징인 대신전에는 람세스2세의 거대한 좌상이 있다. 신전의 가장 깊숙한 곳인 지성소에는 세명의 신과 람세스 2세가 조각돼 있다. 세명의 신은 어둠의 신 프타, 태양의 신 라, 람세스 2세, 바람의 신 아문이다.
아부심벨에서 북쪽으로 3시간 30분을 자동차로 달려 아스완에 도착하면 미완성 오벨리스크, 채석장, 하이 댐, 필레 신전 등을 볼 수 있다. 나일강 크루즈 배는 이곳 아스완에서 출발해 룩소르까지 운항한다.
아스완의 중심에는 아스완 댐이 있다. 나일강의 급류를 막아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1902년 완공됐다. 댐이 완공된 후 세 차례의 범람을 겪고 나서 기존 댐에서 상류 7킬로미터 지점에 추가로 댐을 건설했다. 이곳을 하이 댐이라고 부른다. 1970년에 완공된 하이 댐은 높이가 111미터, 제방 길이가 3.6킬로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댐이다. 아스완 댐 건설로 거대한 나세르 호수가 만들어졌고 이곳에 있던 아부심벨 신전과 필레 신전이 수몰 위기에 처하게 됐다.
유네스코와 세계 50여 개 국가들의 재정 도움으로 두 거대한 신전을 주변 높은 곳으로 옮겨 신전을 보존했다. 하이 댐에서 보트를 타고 아길리카라는 섬으로 이동하면 필레 신전이 있다. 고대 이집트의 최고 신 오시리스의 아내이자 마법과 물의 신 ‘이시스’를 모신 신전이다. 아스완에는 화강암 채석장이 있고 그곳에는 하트셉수트 여왕을 위해 제작된 미완성 오벨리스크가 있다.
아스완 관광을 마치면 나일강 크루즈에 승선해 느긋하게 낯선 이집트 맥주 한 잔을 맛보고 나면 콤 옴보에 도착한다. 콤 옴보 신전은 기원전 2세기 경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 지어졌다. 콤 옴보 일대는 당시 악어를 신으로 섬기던 전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콤 옴보 신전은 악어의 신 세베크와 매의 모습을 한 호루스신에게 받쳐진 신전이다.
콤 옴보 다음으로 등장하는 도시는 에드푸이다. 에드푸 신전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 건축됐다. 로마의 국교였던 기독교는 고대 이집트 신앙을 우상 숭배로 여기며 이집트 신전들을 탄압했다. 이 과정에서 에드푸 신전은 사람들에게 잊혀졌고 지난 1천년 넘게 모래 속에 파묻혀 있다가 1860년 프랑스 출신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됐다.
크루즈 배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룩소르에는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 그리고 하트셉수트 장제전이 몰려 있어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이곳에는 또 신왕국 18왕조 아멘호텝 3세의 석상인 멤논의 거상, 왕가의 계곡 등의 유적지들도 있어 나일강 투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고대 이집트 왕국의 수도로 번성했던 룩소르는 나일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 양쪽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태양신을 섬겼던 이집트인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지역에 신전을 건설해 신들을 섬겼고 해가 지는 서쪽에 무덤과 장례 절차를 진행하는 장제전을 만들었다.
카르나크 신전은 고대 이집트 신전 중 규모가 가장 큰 신전으로 람세스 1세부터 3대에 걸쳐 건설됐고, 이곳에는 대열주, 오벨리스크, 투트모세 3세 신전, 람세스 3세 신전 등이 남아 있다. 탑문만 해도 10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룩소르 신전은 여러 파라오에 의해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고, 룩소르의 주신인 아멘, 그의 아내 무트, 아들 콘수를 위해서 지어진 신전이다. 룩소르 신전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람세스 2세의 좌상 한 쌍과 오벨리스크다. 이곳에 있던 또 하나의 오벨리스크는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으로 옮겨져 설치돼 있다.
룩소르의 나일강 서쪽 지역에 건축된 하트셉수트 장제전은 고대 이집트 18왕조의 다섯번째 파라오였던 하트셉수트 여왕의 장례를 집전하기 위해 만든 사원으로 여자의 몸으로 파라오에 등극한 하트셉수트는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장제전을 건축했다. 하트셉수트 장제전은 강변의 수도원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장제전은 장례 의식을 집전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제작된 하트셉수트 여왕의 미라는 이곳에서 5km 떨어진 왕가의 계곡에서 발굴됐다. 여왕의 미라는 현재 카이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의 특별 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왕가의 계곡에는 투트모세 1세, 람세스 2세 등 이집트 고대 왕가의 많은 왕들이 묻혀 있다. 인적 드문 계곡의 바위틈 등에 무덤을 만드는 이유는 매장품 도굴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22년 발굴된 18왕조 투탕카멘 왕릉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무덤이 도난을 당해 유물은 물론 왕의 미라조차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이집트 18왕조의 주요 파라오로는 이집트를 통일하며 18왕조를 열었던 아흐모세1세, 여자의 몸으로 파라오에 올라 21년을 통치했던 하트셉수트, 그리고 정복왕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투트모세 3세와 4세, 18왕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아멘호테프 3세, 너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너무 어린 나이인 18세에 사망한 투탕카멘 등이 있다. 19왕조의 유명한 파라오로는 왕조를 열었던 람세스 1세와 람세스 2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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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여행사가 출시한 9박 10일짜리 이집트 나일강 크루즈는 내년(2025년) 2월 17일 출발한다. 수도 카이로 지역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을 돌아보고 난 후 아스완 지역으로 이동해 고급 크루즈 배에 승선, 고대 이집트 왕국의 거대한 신전 등 많은 보물들을 관람한다.
문의 (703)663-8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