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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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건넌지 어언 40년-문화 차이

2024-11-10 (일) 김수현 포토맥문학회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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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온지가 40년이 넘었다. 나는 한국 생활도 완벽하게 살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미국 생활도 완벽하게 살지 못하고 있다.
언어와 풍습이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내 나라를 떠나서 사는 삶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는다.
처음 이곳 미국에 와서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고 같은 친구 대하듯이 하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풍습을 절대 배우지 말라고 했다. 이곳은 ‘땡큐'라는 말을 너무 쉽게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논쟁을 하고 헤어질 때도 ‘땡큐'라고 하니 성경에 쓰여있는 ‘싸움을 해도 해지기 전에 서로 화해하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내 생각으로는 자기 감정과 상관없이 ‘땡큐' 라는 말이 형식적인 것만 같았다.
우리는 감사할 일이 있으면 말보다 행동으로 선물을 한다든가 식사 대접을 하며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으로 배웠다.

텍사스에서 도넛 가게를 할 때 맞벌이 부부가 아이 둘을 데리고 새벽 5시에 우리 가게에 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부모는 직장으로 가는데 작은 아이 4살인 마이크는 잠이 부족해서 화가나 울기만 하고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우리가 도넛을 고르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엄마가 마이크보고 “You be nice"하며 Mrs Kim 한테 Nice 하라고 하면 “No No" 하면서 화를 내니 엄마는 가혹한 벌을 준다. 세 식구만 한 테이블에서 도넛을 먹고 마이크에게는 도넛을 주지 않으니 마이크는 고함을 지르고 난동을 피우니 밖에 데리고 나가 차 안에 가두어 버린다. 이렇듯 양육형태도 아주 다르다. 우리는 유아에게 관대한 반면에 서양은 엄격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느 날 60대 중반 되는 혼자 사는 남자분이 루이지애나에 90세 되는 어머니가 혼자 사시는데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다고 자동차로 가서 약 1주일 후에 돌아 오겠다고 떠났는데 하루 만에 돌아왔길래 물어보니 가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했더니 몸이 아파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못 만들었다고 해서 크리스마스 트리 없이는 어머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어서 가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고 서양풍습은 이런가? 황당하였다.
서양의 문화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문화라 할 수 있다. 동양은 집단주의와 유교주의 문화라 할 수 있다. 예절을 중요시 여기며 부모를 공경하라는 ‘효(孝)'를 우리는 배웠다.
미국생활 40년을 살아보니 서로 장단점이 있음을 여실히 깨닫는다.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겠다.

서양은 아이가 독립적이 되도록 성장 시키는 반면, 동양은 가족, 친척, 친구와의 연계성을 중요시하며 부모한테 의존하는 것이 많이 보편화 되어 있다.
어릴 때 데리고 미국에 온 남매는 동,서양의 풍습과 문화를 잘 이해하니 다행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도 배우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야겠다.

<김수현 포토맥문학회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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