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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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

2024-10-30 (수) 이재순 인디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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홱!
한방의 내리침으로
파리채 밑에서
사라져 버릴 생명

일초의 생각도
죄의식은 더더욱 없는
폭력자의 의기 당당함

유리창에 붙어있는 풍뎅이를
쏘아보는 나의 눈은 살벌했다.


죄 목은
네가 내 공간을 침해했다는
아니
나는 네 존재 자체를
이유 없이 싫어 하니까

우리는 서로를 쏘아 보았다.

너와 나의 공간의 경계를 놓고
밀치고 당기는 줄다리기

아. 아니다
문을 열었다.

삶이 다시 주어졌다.
그도 살고 나도 살았다.

<이재순 인디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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