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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7 (목) 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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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에 100년 만에 최고로 강한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했다. 동시에 토네이도까지 겹쳐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60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렸다. 말이 600만 명이지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인구의 3배나 되는 엄청난 숫자다.

플로리다 템파 시장은 소개령이 내린 지역의 주민들은 대피하지 않으면 죽게 될 거라며 살벌하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순방 계획을 취소했다. 아울러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말라며 마치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듯 깨알 같은 부탁도 했다.
일기예보를 하던 지역 방송사의 ‘존 모랄레스’라는 기상전문기자는 “허리케인 ‘밀턴’은 끔찍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말끝에 눈가는 붉어지고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왜 이 일기예보 기자는 목이 메이고 눈물을 흘릴까?’ 그 동안 수많은 기사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을 텐데 말이다. 100년이 아니라 1,000년 만에 일어날 수 있는 기상 이변으로 목이 메진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이 이 허리케인으로 인한 희생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걱정 때문일 것이다. 이 기자의 목 멘 영상과 인터넷 ‘짤’에 수많은 사람들의 ‘좋아요’와 응원 댓글이 붙었다.


현장에서 꼭 내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처참할 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직접 눈으로 본다면 그들의 고통은 더 심할 지도 모른다. 집이 무너지고, 도로가 끊기고, 물 공급이 안 되고, 전기가 끊기고, 식량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나는 감당할 수 있을까?’

같은 상황을 보고 누구는 지구의 다른 편에서 일어나는 나와는 별개의 사건 사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누구는 타인의 고통이 나에게 전이되어 같이 아파하고 안쓰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보편적이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는 Universal. Universe가 ‘우주’라는 뜻이니까, 범우주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말이니, ‘보편적’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보편적인 것도 사람에 따라 해석될 수 있는 주관적인 영역이라고 우긴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가 인권, 평등, 자유,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듯이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연민 역시 우리의 보편적인 감성이라고 믿고 싶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경제적으로, 육체가 허락된다면 육체적으로, 아니 적어도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힘을 주시라는 ‘기도’라도 좋겠다. 그도 아니면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가슴으로라도 ‘공감’하면 좋겠다. 마음으로나마 그들과 함께 있다고.
문의 (703)625-9909

<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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