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 관저, 군 시설 등 협상 장소 거론
▶ ‘최대 15일’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미국과 이란의 ‘세기의 협상’을 하루 앞둔 10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취재한 외신들은 거리 곳곳이 텅 비어 고요하다고 전했다.
도로가 막혀 차량과 행인은 자취를 감췄고, 총을 든 군인과 경찰이 거리를 통제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9일·10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아랍권 알자지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협상을 준비하는 이슬라마바드에는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감돌았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 협상단은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을 위한 대면 협상에 나선다. 협상 장소는 다층 방어망을 갖춘 총리 관저와 군 기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총리 관저는 의회, 외교공관, 법원 등이 모인 도심 구역 ‘레드존’ 내에서도 가장 깊숙한 철통 보안 지역이다. 이슬라마바드 수도경찰, 파키스탄 정규군, 준군사조직인 레인저스 등이 겹겹이 둘러싸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군사 시설도 협상 장소로 쓰일 수 있다.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라왈핀디는 육군사령부와 공군기지가 있는 군사 도시다. 양국의 협상단을 태운 전용기가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즉시 군 시설에서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대통령궁, 파키스탄 정보국(ISI) 특수안가 등이 후보지로 언급된다. 모두 도청에서 안전하고, 테러를 대비하기에 적합하다.
협상단은 이슬라마바드 최고급 5성급 호텔인 세레나 호텔에 묵을 것으로 보인다. 레드존 내 외교부 옆에 있는 세레나 호텔은 이미 투숙객을 모두 내보냈고, 주변은 군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
미국의 선발대 및 보안팀 30여 명을 태운 미 공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이미 9일 오후 누르칸 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이슬라마바드 호텔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협상팀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끈다. 미 해병대 복무 당시 이라크 파병 경험 이후 미군의 해외 군사 개입에 비판적 입장을 가져 왔으며,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윗코프 외교 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보다 이란이 선호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란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전면에 나선다. 영국 켄트대 박사 출신인 아라그치 장관은 헬싱키, 에스토니아, 일본 등지에서 일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이슬람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 출신인 갈리바프 의장은 현재 이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협상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공식 협상은 11일 진행되지만, 그 전에 예비 협상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공식 협상을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휴전 성사에 주요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막후 실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관여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는 “(휴전 기간인) 향후 15일 내 정치적 협상을 통해 승리하겠다”고 밝혀,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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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