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꽃과 노을

2024-09-11 (수) 주수남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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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웨스트모어랜드 숲 속
늦여름 열기 식어가는 초저녁 하늘
기러기 떼 울음소리 애잔하고
적포도주 부어 놓은 것 같은 잔잔한 호수
졸음에 빠진 강태공 낚싯대 조용하네
삼복더위를 넘어온 백일홍
지루한 여름을 지나온 데이지
녹슨 기찻길 옆
돌개바람과 숨바꼭질 하는 코스모스
로즈메리 향 깔려있는 뒷뜨락에서
식어가는 찻잔 기울이는 소싯적 이야기

석양에 기우는 햇살 아까와
주홍색 노을 보고 쉬엄쉬엄
내려오라 하네
청아한 옥잠화(玉簪花) 기지개 켤 때
서편 재 넘어 샛별 하나 둘
황혼에 빠지겠지

<주수남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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