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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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處暑)

2024-09-03 (화) 황 안 일맥서숙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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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자귀나무는
분홍 꽃부채를 바닥에 던져 놓았다

이맘때면
대청마루 한가득
고서들을 꺼내 말리던 아버지

넓적한 붓으로
가볍게 먼지를 털 때
아슴아슴 퍼져가던 송연묵향(松烟墨香)

아버지의 주름 사이사이
삽상하게 스며들던
선들 바람

<황 안 일맥서숙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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