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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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향기는 바람이 전하고, 사람의 향기는…

2024-06-11 (화)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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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만 향기가 있는 게 아니다. 사람에게는 그만의 냄새가 있다. 그 냄새가 꽃과는 달라서 향기롭지 못할 때도 있지만….

꽃의 향기가 똑같지 않듯이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는 더 다양하다. 내가 말하는 냄새란 코로 맡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나는 어떤 냄새로 당신에게 느껴질까. 꽃이 없이 향기가 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예쁘게 생겼어도 향기가 없는 꽃도 있다.

예뻐서 가까이 다가가 맡은 냄새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듯이 겉은 번지러한데 알고 보니 내면은 더러운 사람이 있다. 예쁘지만 냄새를 한 번 맡아보면 두 번 다시 맡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는 어떤 경우일까. 살아가며  되새겨 볼 문제다.남에게 설교는 잘 하는데 자신의 행위는 따르지 못하고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지….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은 허공에 지르는 바람일 뿐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혼자 삶만이 전부가 아니며 나이가 들수록 남에게 어떤 냄새를 풍기는지 주의 깊게 살피며 살아야 한다.
바람이 흔들어도 그 바람에 자신의 존재를 실어 보낼 수 있는 꽃의 향기처럼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꼿꼿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신의 향기로 주변에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올바른 삶이 아닐까.

프랑스 격언에 “덕이 없는 아름다움은 향기 없는 꽃"이란 말이 있다. 꽃을 보면 우선 모양과 빛깔에 감탄하고 어떤 향기가 날까, 많은 사람들이 꽃잎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러나 그 꽃에서 아무런 향기도 전해지지 않는다면 무언가 아쉬움을 느끼며 물러서게 된다.

사람도 꽃과 마찬가지로 외양에 먼저 끌리게 되지만 그것은 잠시이고 상대의 마음을 오래 잡아두는 것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향기가 아닐까. 보이지 않게 쌓은 덕의 향기가 오래도록 다른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이다. 덕이 있는 사람은 꽃의 은은한 향기처럼 자신의 냄새로 다른 이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꽃의 향기는 바람이 전하고, 사람의 향기는 마음이 전한다. 꽃은 향기로 매혹하고 사람은 맑은 마음으로 감동을 준다. 우리는 향기를 전하는 이웃이 되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갈고 닦으며 살아야 한다.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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