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보니 ‘긴장(緊張)’이란 마음을 단단히 하여 조심함, ‘해이(解弛)’란 마음이나 규율이 풀리어 느즈러짐이라 한다. 평소 대강 아는 단어이나 좀 조심하려고 일부러 국어사전을 펴 보았다.
긴장이나 해이가 너무 자주 혹은 너무 오래 지속되어서는 이로울 게 없을 뿐더러 심한 경우 해가 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개인사나 국가의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처음엔 소소한 것처럼 보이기도, 단순한 것 같기도 해, 개인에게는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남들보다도 더 빠른 노쇠 현상을, 심한 경우 사망의 경우까지 치닫을 수도 있으며, 국가간 경우엔 긴장이 도를 넘어 누구 말을 빌리면 호미로 막을 수도 있을 터진 제방 물을 예전엔 쟁기, 현대는 크레인을 동원해도 결코 막을 수 없이 실기해 재난을 초래하는 경우를 수없이 역사상, 그리고 현 시점에서도 우리들이 목격하는 바가 아닌가. 하여 죽어나는 것은 무고한 민초(民草들만이 아니겠는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Gaza 지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자. 전자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종교를 앞세운 절대적 이념 신봉주의자들처럼 보이는 호시탐탐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간악한 부류들로 인한 것임은 말 할 것도 없으려니와, 후자의 경우는 비교적 단순한 아마추어 지도자의 어리숙함에 마치 바위를 달걀로 치려는 듯, 옛 러시아의 영화(榮華)를 회복하기라도 하는 듯한 야심찬 지도자에게 맞서는 듯한 형국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그들만의 계산된 이익을 위해 주위 국가들의 원조라는 부추김에 줏대 없이 휘둘려 2년여를 자신의 백성들을 공포와 기아(饑餓)에 떨게 만들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현 지도자는 이유 여하를 떠나 하루 빨리 퇴진해야 옳은 일이 아니겠는가.
굴욕이 아니라 백성들을 위하는 진정의 방책, 마치 병자호란 당시 주화파(主和派) 최명길과 척화파(斥和波) 김상헌(金尙憲)의 그 유명한 논쟁, 두 분은 나라를, 백성을 생각함에 한 치의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분들이었지만 방법론에선 서로가 다르며, 본인의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최명길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여 우크라이나는 하루 빨리 종전이 되어 국민들이 국제적 방랑아들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생명과 재산, 공포의 위협 속에서 구출되어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팽창주의 노선을 탓할 수만 없는 한가한 시간이 절대 아니다.
일본의 경우, 도대체 한 치의 근거도 없이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억지가 있는데, 왜 대한민국 전체가 그들의 영토라고 주장하지 않는 사실이 신통하기 조차 한 씁쓸한 현실이다. 얼마나 현 정부가 느긋하여 만만하게, 심지어 우습게 보였으면 일본 외상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항의하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지경까지 왔음에도 한국정부 반응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잠잠하기 그지없다. 허허! 그러면서 한-미-일 삼각공조(주로 안보정책이겠지만)를 한다니 과연 누구를 위한 공조인가.
우크라이나는 옛 러시아의 연방이었을 뿐만 아니라 레닌(Vlaimir Lenin)과 함께 볼셰비키(Bolshevik) 혁명을 주도한 초대 소비에트 의장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와 전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Leonid Brezhnev)가 대표적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 쿠바 미사일 사태를 유발해 핵전쟁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장본인인 니키타 후르시초프(Nikita Khrushchev)도 이곳 출신은 아니나 스탈린(Joseph Stalin)에 의해 한 때 우크라이나를 통치, 이렇듯 구 소련과 우크라이나는 한 몸과 같은 실정.
이렇기에 절대절명(絶對絶命)의 긴장인 전쟁의 참혹한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 필요하며 그들만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온 세계인들을 위해서임도 잊지 말자.
이쯤해서 미국의 세계 지도자 국가로서의 외교역랑 강화와 정책방향의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여겨진다. 긴장과 해이를 잘 조절하는, 마치 화음을 잘 조정하는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말이다.
우리들 조국 한반도는 과연 어떠한가? 국민들은 괜찮은 데 현 시국을 보면 지도자연 하는 분들이 긴장보다는 안이한 해이에 더 기울어 있지는 아니한지? 불똥이 애꿎은 한반도에 튈까 걱정된다.
핵무기는 힘의 균형을 맞춰 전쟁을 방지하고자 함이지 사용하여 공멸하려는 것이 아니다. 예로서 종교적 이유로 적대국인 파키스탄과 인도 등이 대표적 사례.
북한은 자타 공인 핵 보유국의 위치에 자리매김한 작금, 우리 지도자들은 걸핏하면,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철석같이 맹신하며 “전략자산 전개”니 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소모성 일회용 전시성 군사행위에 더 이상 안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도 드골이 했던 비슷한 질문을 미국에 했을 때 과연 진정 그들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또한 근래 명색이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체제라 하지만 실체는 미일 안보체제가 공고히 되면서 한국의 위치가 난감한 지경에 이른 사실을 결코 흘려버려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의 지도자들의 정신무장이 극도의 해이성을 드러내놓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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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