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신명나는 마라톤 인생…‘제2의 전성기’

2024-05-09 (목)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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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오’ 지사장 제니퍼 이 씨

▶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쾌거
▶“은퇴 후 도전 계속할 것”

[인터뷰] 신명나는 마라톤 인생…‘제2의 전성기’

마라톤을 환주한 제니퍼 이씨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보스턴, 런던, 베를린, 뉴욕, 시카고, 도쿄 등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를 모두 참가해 완주한 듀오 지사장 제니퍼 이씨가 화제다. 60대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그를 만나 신명나는 마라톤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이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에 신문을 읽고 있던 그의 눈에 한인 마라톤 동호회 기사가 들어왔다.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마라톤은 접해본 적이 없던 이씨는 ‘큰 돈 안 들이고 운동할 수 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호회에 연락해 가입하게 된다.

막상 마라톤을 시작하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비용이 꽤 소요됐다. 안전을 위해서 운동화도 좋은 것을 신어야 했고, 달리면 달릴수록 전 세계 시합에 참가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등 스케일이 점점 커졌다. 이씨는 “이렇게 돈 많이 드는 운동은 처음 봤다”며 “그러나 뛰면 뛸수록 눈에 띄게 몸 상태가 좋아져 오히려 더 큰 돈을 저축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1년 마라톤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모든 마라토너의 꿈 ‘보스턴 마라톤’ 참가를 시작으로 그해 뉴욕, 시카고, 베를린 마라톤에 참가했다. 올해는 런던과 도쿄 마라톤에 이어 가장 최근 파리 마라톤에도 참가했다. 필라델피아 마라톤을 4시간20분으로 완주해 내년 보스턴 마라톤 출전권을 다시 획득하기도 했다. 좋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듀오’ 지사장으로 출퇴근에 3시간씩 소요하고, 주중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쁘게 일하며 이룬 결과였다.

이씨는 “대회 참가를 위해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2시간을 연습하고 출근해 일마치고 돌아와 다시 근력운동을 했다”며 “이런 꾸준한 과정을 거치면서 내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 자존감이 형성되고, 체력이 좋아져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체력이 좋아지니 나이에 제약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졌다”며 “은퇴 후 쿠바에 가서 살사도 배우고,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도 배우고, 하와이에서 서핑도 즐기고, 유럽 배낭여행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씨는 앞으로 도전할 수많은 목표를 위해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힘차게 달린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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