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고마운 마음”

2024-03-14 (목)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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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3월1일 105주년 3.1절 기념식이 뉴욕한인회관에서 개최되었다. 나는 지난달 한인회로부터 연락을 받고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아침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핸드폰을 전일 노던 159가 할렐루야 데이케어센터에 잊고 두고온 것을 알게 되어 잠시 당황하기도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먼저 데이케어센터로 갔더니 원장이 찾아서 잘 보관하고 있다가 받게 되어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 이었는지 모른다. 전화기를 찾은 후 버스를 타고 플러싱 메인스트릿 종점으로 다시 와서 7번 전철을 타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려 했더니 전자 시스템에 가서 사라고 한다. 그래서 전산기 앞에 갔는데 몇 사람이 줄을 서 있으면서 돈을 넣고 시도를 해도 고장이 났는지 전혀 작동을 안 한다. 나 역시 옆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시도를 해보았으나 별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집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고 안절부절 하고 있을 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중국인 청년인 듯 한 사람이 늙은이를 보고 몹시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내 곁에 다가와 “코리안이냐!” 고 묻는 것이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 카드로 도와줄 터이니 따라오라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나를 앞세워 카드를 넣어 나를 먼저 입장시킨 후 그도 따라 들어왔다.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표 값을 주어도 사양하고 받지를 않아 옛 학창 시절에 읽었던 서투른 중국말로 “ 니따타디 셰셰 (당신 정말 고마웠다.) 는 뜻을 전했더니 그도 웃으면서 “하오하오 (좋아요! 괜찮아요!) ” 하고 화답하는 것이었다, 차 중에 앉아 가면서도 계속 마음속으로 고마운 생각에 기쁨이 가득 찼다.


타임스퀘어에서 E 트레인으로 갈아타고 23St까지 가서 내려 도보로 한인회에 도착하니 마침 식이 시작하기 직전이어서 다행이었다. 행사 중에 그날 한국일보 전면에 대서특필한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최성모 독립투사의 증손 최일선씨가 뉴욕한인회 3.1절 행사에 직접 참석해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류 패밀리 재단을 이끌어오면서 한인사회 많은 꿈나무들에게 거액의 장학금을 희사해 오신 금년 103세나 되는 송봉황 여사를 만나게 된 것도 고마웠다. 또한 내빈 소개 때 김광석 회장이 나를 가리켜 100세나 되는 분이 늘 한인회에 관심을 갖고 참석해 주셔서 고맙다고 소개가 있자 수백 명의 참석자들이 박수를 쳐줄 때도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또 갈 때는 전철을 이용하느라 다소 힘들었지만 올 때는 최원철 회장이 자기 차로 모시겠다며 코로나 집까지 데려다 주어 얼마나 편하게 왔는지 그 고마운 마음 이루 말할 수 없다. 왠지 이날은 고마운 일들만 겹치는지! 지금까지도 기쁨이 샘솟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특별히 하나님께서 늘 지켜 보호하여주시는 은혜라 믿으며 그 고마움을 되새기면서 진정 어린 감사기도를 드린다.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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