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돈’

2024-04-30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작게 크게
앤드류 카네기씨는 미국의 대부호였는데 “돈이 많은 사람들은 웃음이 적다”고 지적하였다. 돈이 많으면 더 명랑해야 하는데 오히려 즐거운 표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돈이 많을수록 걱정거리도 많아지는 모양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고급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숙면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개인 교수를 구할 수는 있겠지만 두뇌를 살 수는 없다. 돈으로 호화로운 저택을 살 수는 있겠지만 행복한 가정을 살 수는 없다. 선거때 돈으로 표를 살 수는 있겠지만 민심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유명 화장품과 옷을 살수 있겠지만 아름다움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눈가림을 살 수는 있겠으나 용서를 살 수는 없다. 돈으로 비싼 약을 살 수는 있겠지만 건강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박수는 살 수 있지만 존경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꼽자면 한이 없다.


돈으로 무엇이나 할수 있다는 잘못된 철학을 키워온 것이 해방후 수십년 동안 독재자들이 키워 온 잘못된 생각이다. 권력도 행복도 돈이면 해결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주먹 키우고 권력 잡고 돈 모으면 된다는 암흑가의 공식은 갱 철학이며 한국 역사에서 완전히 차단되어야 한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이다”고 성경은 말한다(디모데 전서 6:10) “그대는 돈과 함께 망할 것이다”고도 말한다(사도행전 8:10).
알렉산더의 군대가 페르시아를 향하여 행군하고 있었다. 갑자기 알렉산더 대왕이 명령을 내였다. “지금부터 모든 짐을 버리고 행군한다.”군대는 모두 놀랐다. 그동안 점거한 많은 전획물을 들에 버린다는 것은 매우 아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곤 대왕의 명령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행군의 속도가 극히 늦어져 오히려 적에게 역습을 당할 기회를 주었었기 때문이다. 모든 짐을 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고향에 돌아올 수가 있었다.

돈은 어디에나 들어갈 수 있는 비자(입국 허가증)가 아니다. 예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마태복음 19:24)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옛날 예루살렘에는 성문이 두개가 있었다. 큰 문과 작은 통용문이다. 평시 대문은 닫아놓고 통용문만을 열어놓았다.

그런데 이 문은 낙타가 짐을 싣고서는 통과할 수 없을 만큼 작다. 그래서 일단 짐을 낙타에서 풀어놓고 낙타를 먼저 들여보내고 짐은 따로 들여보내야 한다. 즉 예수의 교훈은 재물을 짊어지고 천국에 갈수는 없다는 뜻이다.

돈은 종으로 부리면 좋지만 상전으로 모시면 안된다. 돈을 주머니에 관리하는 사람은 보통 수준, 돈을 마음에 간직하는 사람은 높은 수준이다.
그리스어로 관리자를 ‘오이코노모스’라고 한다. 여기에서 영어의 이코노미(Economy)가 나왔다. 경제는 관리자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즉 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다루는 관리자에게 문제가 있다.

원숭이를 생포하기란 무척 힘든데 머리좋은 사람들이 꾀를 냈다. 작은 상자속에 빨간 공을 넣고 숲속에 놓아둔다. 원숭이가 상자 속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을 넣는데 빼내지를 못했는데 잡힌 공을 쥔채 손을 뺄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상자 구멍은 손을 넣을수는 있지만 공을 쥔 주먹은 빠지지 않을 만큼의 크기이다. 원숭이는 무거운 상자를 끌고 도망치다가 붙잡힌다. 호기심이 욕심으로, 욕심이 사망으로 연결된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