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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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니카라과 의료선교 일정을 마치고①

2024-02-18 (일) 김재억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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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이 되면, 한해의 첫 시작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박한 미국 이민 생활을 하며 남아도는 시간과 주체할 수 없는 돈을 마음껏 쓰며 여유자적한 삶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나보다 더 가난한 이웃들, 저개발국가 의료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도시빈민들을 긍휼히 여기려면 소중한 시간과 물질을 절약하여 의료 선교에 자원할 때 가능하다.

자원한 팀원들은 몇 개월 전부터 기도하며 팀웍을 다졌고, 드디어 1월 셋째 주 중미 니카라과에서 의료 선교를 위해 출발하게 됐다. 니카라과(Nicaragua)는, 뉴욕 주만한 크기에, ‘꼬시볼까’(Lago Cocibolca)라는 거대한 호수가 나라 한복판에 있고, 여전히 검붉은 용암을 터트리며 활발하게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지대와 아름다운 칼데라(caldera, 냄비) 호수들이 내륙 곳곳에 산재한 열대 트로피칼 지역이다.

수도 마나과(Managua) 북동쪽 40km 지점에 위치한 ‘라스 꼬노아스’(Las Conoas)에서 4년째 니카라과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 선교를 하고 있는 임종혁 선교사의 선교지인 ‘아구아 데 비다’ (Agua de Vida, 생명의 물) 지역에서 이틀, 니카라과 최대 쓰레기 하치장이 있는 ‘끄리스또 레이’(Cristo Rey, 그리스도는 왕) 지역에서 하루, 그리고 250여 가구가 살고 있지만 상하수도가 없으며, 웅덩이 물과 빗물을 받아서 살고 있는 마을에 우물을 관정하여 지역 주민들의 식수로 선사하는 일정이 지난 1월 15일-20일까지 니카라과 현장에서 진행했다.


월요일 새벽에 레이건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마이애미에 도착했고, 니카라과 행 비행기로 갈아탄 후 드디어 오후에 마나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고속버스 터미날처럼 작고 열악한 공항 내부엔 냉방 시설이 시원치 않아 찜통 더위가 엄습했다. 비지땀을 흘리며 이민 수속을 해야했고, 잠시 들른 화장실엔 더러운 오물이 가득했고 악취가 났다. 이민국과 세관을 통과하는데 많은 인내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북위 12도, 트로피칼한 열대에 위치한 현지의 날씨는 화씨 95도로 여름처럼 더웠고 12월부터 3월까지 계속되는 건기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먼지가 많고, 공기가 탁했다.

화, 수요일 이틀 동안엔 ‘아구아 데 비다’ 선교관에 간이 보건소를 꾸며 본격적으로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진료소 문 바깥에 텐트를 쳐서 그늘을 만들었고, 그곳에 의자를 배열하여 환자들이 순서를 기다릴 수 있게 했다. 년초 방학 기간이라 이른 아침부터 인근 마을에서 몰려 온 약 300여명의 노약자들과 어린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환자를 대하면서 팀원들은 여러 번 놀랬다. 분명 60대 후반, 혹은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의 실제 나이는 40대 후반 혹은 50 초반이란다. 년중 폭염에 시달리며 흡혈 곤충에 시달리고, 충분하지 못한 물과 먹거리로 인한 영양 부족, 그로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린 때문일까.

‘낀세아녜라’ (Quinceanera, 15세, 성년식)를 갓 지난 16세 어린 소녀들이, 아기를 낳아 품에 안고 보건소를 찾아왔을 때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환자를 대면한 후, 맨 처음 시작하는 사역이 ‘메디시나 빠라시따리아’ (Medicina Parasitaria 기생충 약)다. 국민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 중 하나가 위생적인 상수도 보급과 안전한 하수도 관리일 것이다.

진료 일정이 얼추 마쳐지면 ‘쁘리메로 디오스’(Primero DIOS,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칠판 앞에 모여든다. 복음의 메시지가 전해진 후 영접 기도를 이끌고, 저들의 연약한 심신을 위해 기도한 후 마쳐진다.

<김재억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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