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석양의 바닷가

2024-02-12 (월) 이혜란 수필가, MD
크게 작게
거드름 피우던 태양
제 몫 다 태우고
무거운 나래 접고
떠나려 한다.

연록색 하늘은
어느새 붉은 꽃 되고
무기력함이
고요 속에 길들여 진다.

태양은 질척한 갯벌에
고개 떨구며 울고 있는가
파도도 숨 죽이고
낙조의 노래 듣는다.


심지 다하는 촛불
미련으로 맴돌고
망각으로 사라지는 두려움
영겁의 세계 속으로...

태양이 어둠 살라먹고
새벽 빛 열으면
새날이 다가와
또 다른 내일이 기다린다.

<이혜란 수필가,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