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아브라함 링컨과 이승만

2024-01-29 (월) 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
크게 작게
미국의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과 한국의 이승만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들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진 면을 본다면 국가존폐 위기에 처한 내전으로부터 국가를 구한 업적이다.

미국은 링컨 영도하에 1861년부터 4년 동안 노예제도의 찬성하는 남부와 이 제도를 반대하는 북부사이의 남북전쟁이며, 한국은 이승만 영도하에 1950년부터 3년간 북한 공산정권과 남한 자유민주정권 사이에 치러진 6.25전쟁이다. 남북전쟁이 인권의 존엄성을 회복하기위한 노예제도철폐 전쟁이었다면 6.25전쟁은 공산독재체제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이념전쟁이었다.

각각 국가존폐가 달려있는 전쟁이었다. 그리고 이 전쟁은 역사상 가장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각각 초래했다. 미국은 36만명이, 한국은 200만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북부의 승리는 국가분단으로부터의 재 통일과 노예제도로부터 해방을 미국역사에 안겨주었다. 한편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난 6.25전쟁은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과 국군이 함께 대항함으로서 남한의 자유민주의 체제를 회복했다.


두 대통령이 취한 전후 조치도 크게 괄목할 만하다. 링컨은 ‘남부재건'의 국가 사업을 통해 남부의 경제회복과 사회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승만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착안, 현실화 시킴으로써 북한의 재침을 방어할 뿐 아니라 경제발전의 터전을 마련했다. 각각 이 전쟁에서 아브라함 링컨과 이승만의 역할은 역사적으로 크게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 두 지도자가 역사적인 과업을 실천하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게 한 정신적인 기틀이 어디에 있었을까? 신앙심이라고 생각한다. 아브라함 링컨과 이승만은 매일 성경을 읽었으며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신앙인이었다. 하루의 일과를 기도로 시작했으며 무슨 일을 시작할 때 하나님의 뜻을 찾았다. 어머니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전수 받은 링컨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성경을 일생 동안 간수했다. 우리 부부는 몇 년 전 워싱턴의 뉴욕 에비뉴에 있는 뉴욕 에비뉴 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링컨대통령이 대통령 재임시 주일 예배를 드렸던 교회다. 예배 후 교회 안내원이 지하실에 진열된 링컨의 흔적들을 안내했다.

이승만은 독립운동하면서 머물던 하와이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903년 2월 하와이 감리교단의 요청으로 선교부에서 운영하는 한인기숙학교의 교장직을 맡아 감리교회 사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1918년 7월 29일 하와이 한인기독교회를 설립하고 신앙심을 통해 민족정신을 선양하는 일에 앞장섰었다.

이승만은 그의 회고록을 통해 “나는 조선의 갱생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 희망이 기독교 교육이라고 믿으며 내 인생의 목적은 그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해방 후 귀국한 이승만은 서울 정동교회와 육군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링컨은 1861년 11월 19일 펜실베니아 게티스버그에서 진행된 남북전쟁 전사자 추모회에 참석하여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은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설로 꼽히고 있다. 링컨은 3문단으로 된 이 연설을 5분만에 마쳤다. 마지막 문단을 소개한다.

“이 나라는 하나님의 가호 아래(under God),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며, 인민을 위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부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링컨은 연설중에 신문기자들에게 나누어 준 원문에 없는 하나님의 가호를 첨부했습니다. 그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깜박 잊었습니다.”

이승만은 1948년 7월 14일 광화문 앞에서 거행 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4단으로 된 취임사를 연설했다.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러 번 죽었던 이 몸이 하나님의 은혜와 동포의 애호로 지금까지 살아오다가 오늘에 이와 같이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은 나는 나로서는 일변 감격한 마음과 일변 심당키 어려운 책임을 지고 두려운 생각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 두 지도자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그들의 연설문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