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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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나의 생각

2024-01-28 (일)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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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근간에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 분을 형편없이 매도하는 세미나인지 토론회가 열리는가 하면 그 분을 숭상하는 모임에서는 동상을 건립하자는 운동하는 등 아주 상반되는 의견 표출이 대단하다, 라고 할까 요란스럽다.

나는 이러할 때에 항상 이야기하듯이 잠깐 우리의 과거 역사를 보자고 말하고 싶다. 그 역사 속에서 이 상반되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잠시 자기의 주장을 한번 되돌아볼 시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인은 동이족의 한 줄기이다. 그런데 이 동이족들 가운데 우리 한국인을 빼고는 말갈 여진 거란 선비 부여 등 모두가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 본토를 한때 점령하고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 동이족 모두가 중국인이 되어 흔적도 없다. 족속은 물론 몇 마디의 말도 남아있지 않다. 요즈음 한국에서 방영되는 ‘고려 거란 전쟁 강감찬’ 드라마에서 거란의 장군이 싸워라, 죽여라 하는 등의 몇 마디 대사도 아마도 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하면서 몽고 말을 썼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인들만 만리장성을 안 넘어 갔고 덕분에 우리는 우리 민족이 존속하게 되었고 우리 한국말을 지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사실은 거란이 쳐들어왔을 때에 서희가 담판을 지었다고 하나 진실은 담판이 아니라 머리를 숙여 거란의 연호(年號)를 쓰기로 한 소위 사대(事大)를 한 것이었다. 강감찬의 귀주대첩은 거란이 강조 때문에 자기의 허락없이 임금을 바꾸었다고 문책으로 쳐들어 왔다가 강조를 죽이고 귀국시 귀주에서 강감찬 장군에게 패주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한국은 사대주의가 몸에 밴 나라이고 나는 작은 나라가 국가의 존립을 위하여 사대하는 것이 아주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바로 그 사대주의가 몸속에 밴 한국인이었다. 그는 상해 임시정부를 마치 병자호란 후에 효종이 꿈도 꿀 수 없는 북벌론(北伐論)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임시정부 대통령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미국에 사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상해를 떠나 미국에서 한국독립 운동을 꽤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안창호, 서재필 같은 분들이 모두 미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그는 나라 없는 사람이라며 무국적으로 남아 사대외교를 펼쳤다고 모두 생각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해방정국에서 그 분의 사대주의 외교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모두 다 받아들였는고로 건국준비위의 여운형은 물론 박헌영의 공산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파들이 그들의 임시정부 건립에서도 이승만 박사를 대통령으로 추대하였음을 상기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거듭 강조하고 싶다. 이승만 대통령을 지금의 시각이 아니라 역사의 사대주의라는 흐름 속에서 그 분을 이해하자고 말이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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