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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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을 어찌 생각하시나요?

2023-12-22 (금)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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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0년 넘게 미국에 살고 있는 미국인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만일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과 한국이 시합을 한다면 분명히 한국을 응원할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자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고 하니 좀 당혹스럽다. 분명히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장담컨대 주한미군 2만4,000명 주둔비용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월급정도를 넘어 그들 가족이 살 주택까지 마련해 달라는 등 천문학적 비용을 요구할 것 같다. 이 모두 나의 과잉된 걱정일 것이라 믿고 싶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의 돈키호테 같은 돌출 행동은 어쩌면 또 다시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또 보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중국과 교역하는 나라에게 아주 높은 관세를 부과해서 한국을 곤경에 처하게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금을 내고 사는 미국시민이지만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썩 반갑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새삼 화제로 삼는 것은 근자에 동포사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전도사라고 할 학자를 초빙하여 강의를 갖는다는 뉴스를 접해서이다. 확실히 내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있다. 공화당원이거나 공화당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과연 초청하는 분들이나 공화당편의 분들이 내가 걱정하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서 트럼프를 주종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가 유럽의 모든 NATO 가입국가들은 모두 GDP 2% 이상을 국방비로 써서 미국의 부담을 줄여라 하든지, 중국을 모든 면에서 보이코트 해라 하는 등 속 시원한(?) 그의 거침없는 일갈에 호응하는지 우리 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우리 모두 2021년 1월6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이라도 폭거를 사주는 아니더라도 대통령으로 묵인한 장본인이라고 생각되는 그를 기억해야한다. 그는 자기주장을 타협 없이 너무 밀어붙이는 것 같다.

나는 주지사를 했거나 의회 활동을 하던 분들이 대통령을 해왔던 전통에서 언론인이자 경제인이 대통령이 되어 돌풍을 일으킨 그가 불안하다. 트럼프를 추종하는 한국계 시민들 한번 다시 생각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영묵 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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