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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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거니는 마음

2023-12-03 (일) 나연수 두란노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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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했던 단풍잎은 어느덧 다 떨어지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에는
세찬 바람 한번만 불면 다 떨어질 듯한 힘없는
나뭇잎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
양쪽 나무밑에 수북이 쌓인 낙엽
흩어져 거리를 덮고 있는 낙엽위를
천천히 홀로 걷고 있노라면

바스락 바스락 가을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그리움 쓸쓸함이
함께 밀려 발걸음마다 무겁고
가슴이 텅 비어오는 듯하다
싸늘한 바람에 행방없이 굴러가는
울긋불긋한 잎새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면
열매가 맺는 수확의 풍요를 누리게 되고
우리의 삶은 쓸쓸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결실을 맛보는 즐거움도 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감 대추
모두 기쁨을 주기도 하고
감사함을 알도록 일깨워준다

삶의 무거운 짐을 낙엽과 더불어
차가운 가을바람에 날려 보내고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닥쳐올 추운 겨울을 맞이해야지
낙엽을 밟으며 뒤돌아보고
옛 추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네

<나연수 두란노 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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