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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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알 수 없는 세상이다

2023-11-26 (일) 강창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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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망쳐놓은 나라를 이제야 제대로 다시 세우고 있다.’(35%), ‘멀쩡하고 평화롭던 나라를 1년 만에 아주 거덜을 내버리고 있다.’(60%). 과연 누가 옳을까? ‘탄핵하겠다고 합니다. 하려면 하십시오.’ (11.02.2023 21차 비상 경제 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  화통해서 좋다. 뭐든지 역대급이다. 그런 한국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30%대 초중반을 오르내린다. 서로의 입장이 극명할 때는 일반적으로 경제,외신,선거로 판단하는 게 가장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관련외신 몇가지를 보자.

한창 전쟁중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흔들림 없는 안보’를 유난히 강조해 왔고, 전쟁 수행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지지도가 27%(11/03/2023)이다. 그런 이스라엘 내부는 이렇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극우정당들과 연정하여 6번이나 연임하는 동안 안보는커녕 1967년 전쟁 이래로 가장 큰 희생의 전쟁으로 나라를 몰아넣어버렸다.

하마스 지도부가 아침에 어떤 커피를 마시는 것까지 알고 있는 초고도 첩보기관들이 하마스의 기습을 몰랐다는 것은 가장 큰 미스터리라고 한다. 총리 자신이 연루된 뇌물 재판도 문제지만 각종 사건 사고 현장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부하들에게 책임 전가해 버리는 일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개혁적인 발언을 하는 관료는 사퇴시켜버리고, ‘자신의 말에 반대하지 않을 인사들’로만 채워서 집권 연장을 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면 군 관계자들만 처벌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뭔가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장면들이다.


지난 5년간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국에 대한 기사들은 매우 우호적이며 미국이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기사(11/10/2023)에는 한국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한 우려로 1990년대 이전 군사정권 시대의 한국으로 되돌아간 상황을 상세하게 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된 MBC의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 단적인 장면이며, 뉴스타파와 현정권에 비판적인 일부 기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제는 일상적인 장면이라고 전하고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0일 중 8일은 야당, 언론, 시민단체에 대한 압수수색만 124회가 이루어졌다. 반면 현 정부나 측근들은 24회로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참여연대 발표 11/15/2023) 그러면서 한국의 대통령은 백악관에 와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면서 ‘자유’를 수십 번 언급한 뜻이 도대체 뭔지를 모르겠다고 뉴욕 타임지는 조롱하고 있다.

또 다른 전쟁지역인 우크라이나 젤랜스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퇴진 압력이 가속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할 때가 왔다.’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유럽연합은 피로하다. 탈출구가 필요하다.’ 도스킨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금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고집하는 대통령보다는 평화 회담에 동의할 다른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다.’ 위에 언급된 세 나라 모두 전쟁 중인 국가들이다. 한국은 오히려 전쟁만 않을 뿐 이들 나라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엊그제 모처럼 워싱턴 내셔널 몰 안에 위치한 스미스소니언 항공 우주 박물관( air and space museum)을 방문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우주선을 보면서 당시 라디오 앞에 모여 전 세계가 자신의 일처럼 하나 되어 환호했던 생각이 났다. 당시 필자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당시 어른들이 적어도 너희 자식세대에는 달나라를 갈 수 있을 것이다고 하면서 흥분했었다. 그리고 50년이 흘렀다.

지구와 인류의 현실을 보자. 우주여행은커녕 환경문제로 지구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진행 하기는커녕 자꾸 뒷걸음질 치고 있다. 환경을 이야기하고 출산, 여성. 노동, 평화를 이야기하면 비현실적이라고 철저하게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모든 진보적 시각들을 ‘빨갱이’라고 싸잡아버리면 아주 간단했다. 과거로 퇴행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수 우익의 기승이 인류 진보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보자. 경제문제의 심각성은 거론조차 못하겠다. 그런 와중에 국가지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박수받을 곳만 찾아다니면서 자유, 자유를 외치고 있다. 특정지역과 관변 단체, 돈 쓰고 박수받을 나라들 방문하기에 여념이 없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면서 자기에게 충성할 사람들만 법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임명한다. 자신이 집권하자 살아있는 권력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 10원 한 장 피해 주지 않았다는 가족은 대법원 판결로 감옥에 있는데도 묵묵부답이다.

기존의 문법으로는 답이 없다.알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선거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 같다. 국민을 위한 선거가 전혀 아니다. 기본적인 양심도 없는 자들에게 나라를 맡긴 결과 세금과 국고가 탕진되고 있다. 참으로 뼈저리다.

<강창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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