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가 회생할 길이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잡아당기는 소동만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을 뿐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논쟁, 설전을 넘어서서 직설, 욕설로 막장드라마를 거리낌 없이 연출하고 있는 지경이다.
며칠 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대상으로 “나이 어린놈이”, “이런 놈이”를 연발했다. 검찰 수사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위해 위장 탈당했다가 당으로 돌아온 민형배 의원도 SNS에 “한동훈 XX” 등 여러 개의 직설을 올렸다.
금수(짐승) 운운하는 욕설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독설도 여러 차례 겁날 정도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살인마, 깡패왕초, 독재자 등등 마구 욕설을 내뱉은 적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며 국민과의 소통 부족이라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여당 대표를 딛고 올라서서 직접 대통령을 만나야만 국정 난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속내가 의심스럽다.
사법부의 납득 안 되는 판결들도 종종 튀어나와 정국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사법부가 윤 정부의 검찰과 앙숙관계라는 설은 윤 정부 출범 때부터 이어져 오는 얘기다. 대장동 관련 50억 뇌물사건 무죄 판결, 이재명 구속 적부심 기각, 이재명 부인 김혜경 씨 법인카드 2천여만 원 불법사용 무혐의 처분등도 어이없는 판결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법부가 진리를 따르지 않고 감정에 치우친 판결을 일삼는다면 국가 정의는 어디로 누가 법치주의를 떳떳이 주장할 수 있겠는가. 사법부의 판결 오류가 잦을수록 정상적 정치 질서와 사회질서가 혼란으로 빠지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더군다나 집권 여당마저 제 구실을 못한다면 국정운영의 근본이 흔들리는 더욱 심각한 난맥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 힘도 야당 민주당과 함께 국정파행을 빚어낸 주범이다.
국민의 힘은 정부와 수평관계를 지키지 않고 줄곧 수직 종속 위치에서 추종세력으로만 존재해 왔다.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여당으로서의 국정보완과 건의를 관철시킨 사례조차 기억할 만한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국민의 힘은 윤석열 정부가 느닷없는 이념논쟁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항일 애국투사 홍범도 장군 흉상 제거 움직임으로 국론 분열이 비등하는 분위기에서도 견제는 고사하고 오히려 박수를 보내며 옹호하는 자세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강제 점령(병탄) 위무 공연 행사에 우리 민주당 의원 6명이 참여하는 일탈에도 국민의 힘은 철저히 추궁하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가 부국장급 전 중국 대사인 싱하이밍이 도 넘는 한국 내정 간섭 망언을 했을 때도 뚜렷한 지탄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 주권국가 한국에 두 개의 외교채널이 존재한다면 기막힌 일이 아닌가.
현재 우리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9.19 남북 군사협정 폐기' 방침도 국민의 힘이 강력히 반대해야 옳다. 이 협정을 폐기하면 북한의 갖가지 도발 책동을 비난할 수 있는 근거를 우리 스스로가 지워버리는 하책인 셈이다.
국민의 힘은 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 민주당의 이재명 방탄을 목표로 하는 거친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사법부와의 소통 부족으로 이재명 대표 구속 적부심에서 패배했고 이준석 전 대표의 좌충우돌 행각도 속수무책 제어를 못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에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강서구청장, 참패로 책임지고 물러났다던 이철규 전 사무총장을 보름도 안 돼 다시 불러 인재 영입위원장에 앉힌 것은 국민을 얕잡아 보는 기만극처럼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윤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3개월 만에 교도소에서 풀려난 김태우 씨를 순순히 이의 없이 공천, 출마시켰다. 김 대표의 첫 찬조 연설, “대통령과 직통하는 사이”라는 내용의 호가호위 연설이 민심 이반을 증폭시켰다.
여기서 국민의 눈높이를 가름하지 못하는 김 대표의 진면목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제 국민의 힘은 혁신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인요한 씨를 위원장으로 일명했다. 이미 발표한대로 인 위원장에 전권을 맡겼으면 그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당 지도부 모두가 물러나야 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후 충격을 받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 듯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자를 맞추는 듯한 느낌이다.
국민의 힘은 환골탈태, 획기적인 쇄신을 하지 않으면 힘든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반 퇴진하는 것이 정국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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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