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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마지막 잎새

2023-11-07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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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Henry, O)의 단편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 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며 오 헨리가 뉴욕에 살며 경험한 실화를 각색한 단편이다.
당시 뉴욕에는 악성폐렴이 돌고 있었다.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그리니치 빌리지’에도 유행병이 돌았다.

수우와 존지는 아파트 3층에 동숙하는 화가 지망생들이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에서 온 수우가 폐렴에 걸렸다.
“나, 나의 생명도 며칠 안 남았구나! ” 하고 중얼거리며 수우는 흐느낀다. 수우는 친구 존지에게 이웃집 벽을 타고 오른 등나무를 가리켰다. 그 등나무 잎을 수우는 날마다 세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잎이 떨어지는 날이 자기가 죽는 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슬픔에 잠긴 존지는 수우의 이야기를 이웃집 화가 벨만씨에게 들려주었다.
벨만 노인은 유럽에서 온 이민자였다. 그는 사람들이 깜짝놀랄만한 멋진 그림을 한 폭 그리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늙어서 그런 걸작을 그릴 의욕도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후 기적이 일어났다. 생명처럼 생각하던 등나무의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지를 않는 것이다. 그러자 수우의 건강도 차차 회복되어 갔다.

며칠 후 벨만 노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벨만 노인은 수우의 슬픈 이야기를 듣던 그날 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찬 눈을 맞으며 담벼락 위에다가 등나무 잎을 그렸던 것이다. 그래서 수우의 집 창문으로 보면 마지막 잎새가 그대로 붙어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벨멘 노인은 눈을 맞으며 작업을 한 탓인지 노환이 급히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이 이름없는 노인 화가는 세상에서는 걸작을 남기지 못하였으나 천국에 그 이름이 남았을 것이다.

유명해져야 위대한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한 인생이라면 그대의 인생은 걸작품이 된다. 백년 미만의 짧은 인생을 관광객처럼 살다 가서는 안된다.

관광객이란 눈요기, 입요기를 하며 즐기는 삶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삶이란 ‘보람있는 삶’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하기 싫은 것, 어러운 것, 비싼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들이 뜻밖에도 큰 보람을 안겨준다. 그러기에 즉석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할 경우가 많다.

땀을 흘린 뒤, 피를 흘린 뒤, 손해를 본 뒤, 비평을 받은 뒤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보람의 순위에 따라 행동한다. 돈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은 돈에 손이 먼저 가고, 이웃의 복지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은 사랑에 큰 보람을 느낀다. 예수가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고 한 것은 남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동일한 보람이 있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자신만의 길’이 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하늘의 계획이라고 믿어질 때 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넉넉하게 살든 가난하게 살든 이름이 알려지던 무명의 나그네길이든, 흔히 말하는 행복한 길이든 고독한 길이든, 이것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 나의 길’ 임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때부터 그 사람의 거듭난 (재생한) 새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이 시간 속을 산다고 하지만 몇 해 더 살고 덜 사는 것이 보람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보람있게 살면 시간이 기쁨이 되고, 별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살 경우는 시간이 고역이 된다. 소위 안심(安心)은 경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보람이 안심의 기초가 된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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