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프라임 영화 ‘AIR’ 벤 애플렉·멧 데이먼 호흡
▶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
영화‘에어’의 감독 벤 애플렉은 나이키 괴짜 사장 필 나이트 역을 연기하며 배우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Ana Carballosa/ 프라임 제공]
벤 애플렉 감독의‘에어’는 나이키 정신을 함께 만들어간 괴짜들에 관한 영화다.‘NBA 아이콘’ 마이클 조던과의 콜라보로 나이키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담았다. 1984년 아디다스, 컨버스에 밀려 업계 3위로 고전하던 나이키는 브랜드의 간판 모델로 마이클 조던을 기용하며 파격적인 계약으로 스포츠용품 시장의 패러다임에 혁신을 일으켰다. 당시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과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은 이후 스포츠 스타의 가치평가와 관련된 표준 관행을 깨면서 ‘흑인 커뮤니티에 대한 헌신’의 발판이 되고 있다.
‘에어’는 벤 애플렉(50)이 감독을 맡았고 나이키 창업자인 괴짜 사장 ‘필 나이트’로 분했다. 그와 40년 지기인 맷 데이먼은 배불뚝이 중년의 모습으로 ‘에어 조던’ 탄생의 일등공신 ‘소니 바카로’ 역을 연기했다. 조던 브랜드 부사장 ‘하워드 화이트’는 속사포 유머로 혼을 쏙 빼놓는 크리스 터커가, 제이슨 베이트먼이 나이키 임원 ‘롭 스트라서’ 역을 맡았다. 그리고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조던을 날아오르게 한 어머니 ‘델로리스’ 역을 맡아 스포츠가 세상을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는 믿음으로 나이키를 세상 모든 것을 바꾸는 브랜드이자 문화로 만들겠다는 슈독(신발에 미쳐있는 사람)들의 염원을 이루어준다.
올해 초 배우들과 함께 글로벌 온라인 기자회견을 가진 벤 애플렉 감독은 “마이클 조던과의 만남이 영화의 방향을 바꾸었다”며 “조던의 이름이 계속 언급되는, 그에 관한 영화인데도 자신이 출연하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반대했지만 영화를 위해서 창의적인 자유를 갖고 싶다고 설득해 동의를 얻어 냈다”고 밝혔다. 조던과의 대화가 진지해지면서 그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 담기길 바랐다. 특히,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할 때마다 그가 지닌 경외심, 존경, 숭배와 사랑을 깊숙이 드러냈다.
벤 애플렉 감독은 “방향성이 선명해지면서 그의 의중을 떠보니 ‘엄마역은 바이올라 데이비스여야 한다’고 했다. 충격 선언이었다. 마치 마이클 조던이 뛰는 농구팀을 만들라는 주문처럼 들렸다”라며 “데이비스를 내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이 숙원이었기에 그녀에게 걸맞는 배역을 창조해야 했다”고 말했다.
‘에어’는 할리우드의 짝패 벤과 맷이 창립한 아티스츠 에퀴티의 첫 작품인데 벤 애플렉에 의한, 맷 데이먼을 위한, 벤 애플렉의 영화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아르고’(2012)를 연상케하는 촬영과 편집 스타일에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더해져 ‘에어’의 112분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운동하기 싫어하는 나이키 스카우터로 분한 맷 데이먼의 확신에 찬 연기가 괴짜들의 무모한 도전을 나이키 성공 신화로 이끈다. 나이키 창업자를 연기한 벤 애플렉도 턱수염만큼이나 부담스러웠던 ‘아르고’의 CIA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스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나이키 운동복과 선글라스, 운동화가 벤 애플렉의 트레이드마크인냥 몸에 착 달라붙는데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2021)의 의상을 담당했던 샬리즈 안트와네트 존스 디자이너의 과감한 터치 덕분이다.
영화 ‘에어’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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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골든글로브협회(GAA)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