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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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미사 성가대에서

2023-09-24 (일)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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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례미사로 보내드리는 저분이
누구인지 나는 잘 모릅니다.
그래도,
나보다 조금 앞서서
삶의 끝 모퉁이를 돌아가시는 분을
노래로 배웅해 드립니다.
우리가 모두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어가는
이 길의 끝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다시는 되돌아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걸어야 하는 길.
삶의 모퉁이를 다 돌고 나면
‘그동안 수고했다’
위로하여 주시며,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았던
삶의 서러움에 펑펑 쏟아내는 눈물도
두 손 흥건히 받아주시며,
먼 길에 지친 어깨를 포근히 감싸주실
부드러운 손길이 있기에
마지막 가시는 길을
노래로 배웅해 드립니다.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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