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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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행사에 도박장 도움 받아야 하나?

2023-09-10 (일) 김동선 /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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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민생활이 거의 40년이 되어갑니다. 지나온 세월은 일하느라고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지만 달라진 것은 지금은 한국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미국 신문이나 TV에 나오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더 자랑스러울 때가 없습니다.

미국 생활 중에 가장 싫었던 것은 도박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미국을 통틀어도 도박장이 있는 것이 흔치 않은데 왜 저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메릴랜드에 도박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정부에서 허가한 일이니 제가 알 수 없는 이유이겠습니다만 저는 싫습니다.

더군다나 한인회 행사 때 왜 도박장의 도움을 받는 것인가요? 그것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고 도박장 광고를 버젓이 한인 행사장에 걸어두어야 하는 것인지요?
다른 뉴욕이나 엘에이 같은 곳도 그리 하는 것인가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도박장이 있는 메릴랜드도 창피할 지경인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지식인이 많은 우리 한인들이 도박장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거기다가 한인회 홈페이지가 들어가 보았더니 메릴랜드 도박장 광고까지 버젓이 있습니다. 가관입니다. 혹시 한인회에서 도박장 호텔을 운영하는 것인가요? 그러고 보니 지난 버지니아 한인 행사에서도 도박장 광고가 있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저는 신문에서 이 행사를 보고 제 자신이 창피해서 잠이 안 옵니다. 한인 행사에서 도박장 광고를 한다는 것은 한인들에게 도박장을 자주 가보라는 뜻인 것이라고 판단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한국인이 그 행사장을 방문했다가 도박장을 처음 접하고 집안이 망하면 그 분 탓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만 그 원인 제공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판단을 물어 보고 싶습니다.

<김동선 /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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