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 도시에서의 생활은 분명 장점도 많지만, 인구 밀집으로 인한 교통 혼잡, 치안 불안, 넘쳐나는 쓰레기, 위생관련 문제, 환경 오염 등 크고 작은 문제점도 항상 존재한다.
지난 8월 넷째주, 미국의 House Fresh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The Dirtiest City in America) 를 정하여 발표했다. 어느 도시가 가장 더러운지를 결정하기 위해 인구 10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동안 신고 된 1,230만 건의 위생관련 불만 사항, 노숙자 문제, 그리고 치안 불안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작성했다.
그 결과, 볼티모어는 위생관련 불만 사항이 47,295건으로 미국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게되었다. 볼티모어에서도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최악의 더러운 구역을 조사했는데, 북동쪽의 Belair Rd와 Erdman Ave가 만나는 인근, 우편번호 21213 지역이 가장 더러운 곳으로 밝혀졌다.
볼티모어 시민들의 간절한 희망이었을, 깨끗하면서도 저렴한 주택, 주거환경 내 편의 시설 확충, 자녀들을 위한 우수한 지역 학교 등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다. 볼티모어 곳곳에 넘쳐나는 쓰레기, 창궐하는 마약, 전쟁 지역(war zone)같은 치안 불안, 위험하고, 절망스러운 환경 때문에 볼티모어 시민들은 인근 안전 지역으로 탈출하듯 벗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해동안 -2,7% 인구 감소가 일어났고, 15,777명이 떠난 현재 볼티모어에는 57만명이 거주한다.
이어지는 더러운 도시들로는,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34,186건)가 두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뒤이어 샬럿, L.A, 멤피스, 보스턴, 샌 안토니오, 캔자스시티, 버팔로, 달라스 순으로 이어졌다.
이와달리,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Milwaukee) 시와 텍사스 주 휴스턴의 우편번호 77546 지역과, 펜실베니아 주 체스터브룩 등은 청결 문제와 관련된 불만 사항이 극히 적어 가장 깨끗한 도시, 가장 살기 좋은 곳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볼티모어는 더러울 뿐만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7월 2일 자정쯤, 볼티모어 남부 지역의 그레트나 애비뉴(Gretna Ave) 인근의 부르클린 주택가에선 매년 거행되는 지역 블록 파티를 즐기기 위해 수백명의 시민들이 운집하여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갑자기 신원 미상의 범인이 나타나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을 난사했고, 그로 인해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끔찍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두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수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라고 한다.
사상자 중 절반이 12세-18세의 어린 청소년들로 밝혀져 브랜든 스캇 볼티모어 시장과 웨스 무어(Wes Moore) 주지사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끔찍한 총격 사건이 볼티모어에서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무차별한 폭력행위 근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며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를 하는 한편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볼티모어 펜 애비뉴와 노스 애비뉴가 만나는 사거리 모퉁이에선 굿스푼의 무료 급식 테이블이 펼쳐진다. 순식간에 150여명의 도시빈민들이 몰려와 장사진을 이루는 곳에는 다양한 아픔, 슬픔, 약함을 누더기처럼 입고 응급 식량을 받으러 모인 사람들로 북적인다.
절망의 도시에 복음의 씨앗을 정성껏 선포한 후 카고 벤 가득히 실고 온 다양한 먹거리와 음료들이 골고루 나눠진다. 팔과 다리를 잃은 장애우들이 먼저 배식을 받고 나면, 술과 마약에 취해 여전히 흐느적거리는 사람들 차례다. 담배와 마리화나를 피워 문채 급식이 너무 더디다고 진짜증을 내던 사람들까지 배식하고 나면 덩그란히 쓰레기 더미만 남는다.
미국 내 가장 더러운 도시로 낙인 찍힌 볼티모어, 빈곤 문제, 치안 문제, 마약의 창궐, 그로 인한 살인 사건 증가 등 수십년 동안 축적된 문제들로 볼티모어는 점점 절망의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죽어가는 볼티모어의 회복을 위해 한인 커뮤니티와 교회들의 기도와 사랑 나눔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도시선교 (703)622-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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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세 / 굿스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