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꽃 앞에 서는 기쁨으로            

2023-08-20 (일)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
크게 작게
서로 좋아  만나는 친구 사이엔  
목소리가  꽃밭에  머문다 
반가움에  맺힌 눈가의  이슬방울이  
꽃잎에  떨어져 기쁨을  안고 
조용히 흘러  내린다

부드럽게  전해지는  말들은 
서로의 마음을  활짝  열어 
이리저리  떠돌던  슬픔도  꽃이 된다  
크고  작은  물방울이  꽃잎에  매달려 
한 잎  두 잎으로  다시  피어난다

무심코  던지는  거친  목소리가 
나뭇가지를  흔들어  놓을 땐 
아침이  짙은 안개에  묻혀  버리거나 
하늘이  구름에 섞여 사라지고 
물방울로  흩어져  서로  괴로워한다


조용히 마음속에  젖어드는  목소리는 
잠에서  깨어난 새소리에  섞이게 하고 
꽃밭은  기쁨으로  흘러 넘치는 
물방울이  모여  작은  연못이  되고 
하늘과  숲을  담는  푸른  호수가  되어
가슴에  잔잔한  물살로  흐르듯 
같은  목소리로  어울려  강물이  된다

서로  만나  다정한  목소리로 
붉은  꽃망울 앞에  서는  친구가  되고  싶다 
기쁨이  우리  가슴속  깊이  흘러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바다가  되듯이 
하늘처럼  맑아져서  잔잔한  파도를  이루는 
그런  친구를  만나고  싶다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