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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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때가 있고 서두를 때가 있다

2023-08-17 (목) 승경호 /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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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깜짝 놀란다. 매일 부동산 일을 하는 나도 놀란다. 이 동네 집값이 이렇게도 높았던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그러니 우리 손님들은 어떻겠는가 생각해 본다.
하루에도 몇 통의 전화에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지금 집을 구입할 시기인가?” 그에 대한 답변을 늘어놓는다. 저명한 경제학자도 고민을 하는 요즘 세상에서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집 구입을 포기하고 증권투자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손님께도 똑 부러지는 조언을 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신문사에서도 연락이 와서 기사화될 만한 정보가 있는지 인터뷰가 가능한지 요청해오지만 사실 이렇다 할 해결책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이곳저곳에 광고도 하고 또 방송에도 나오지만 늘 예상을 비껴가는 뉴스와 시시각각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흐름에 어떻게 발을 맞춰야할지 나도 헷갈릴 때가 있다.

예상 불가능한 경제 상황들이 이번 뿐만은 아니었다. 변화무쌍한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확고부동한 신념을 가지고 손님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큰 빚은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 이민 생활에 빚이 없을 수가 없다. 미국 생활 자체가 빚을 지고 또 갚아 가며 살아가는 사회이며, 그렇게 해야 미국 경제가 돌아가게 되어있다. 그 중에도 은행에서 심사를 거쳐 받은 빚은 좋은 빚이라 할 수 있다. 이자도 낮으면 좋고 빚도 낮으면 좋다. 이자율은 그 시대의 경제에 맞춰 올라가고 내려가지만 빚은 내가 조절이 가능하다. 항상 말해오는 것이지만 미국생활에서 빚을 안지고 살수도 없지만 저축도 매우 힘들다.


아무리 경제가 내일을 알 수 없지만 여지껏 짧은 시간에 부동산 값이 두 배로 오른 적은 없다. 그러나 반값은 되었던 적은 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게 시장을 바라보게 된다. 부동산 매각 의뢰는 사실 반갑기는 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매도는 어렵지 않다. 물론 지역과 학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매도는 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은 아주 뜨겁게 바쁘다. 새집의 열기도 아직 식지는 않은 듯싶고 시장에서 오래 동안 애먹던 큰집들도 계약이 되고 있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 있던 바이어들도 들썩들썩 한다. 친한 누구누구가 집을 이제 구입했다고 소문이 들리면 나도 일어나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들이 낯설지 않다. 이리 술렁술렁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유행처럼 부동산 구입이 잦을 때가 항상 정점의 시기였던 것 같다.

미국에서는 큰 공황이 있었는데 그 시기의 중간에도 작은 공황들이 있었다. 물론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그냥 넘어 간 경우가 더 많았겠지만 우리 부동산에게는 작고 큰 공황이 있었다. 그래서 내년은 어떨까라는 고민도 했지만 매년 초에는 또 올해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을 매년 해왔다. 참을 때가 있고 서두를 때가 있다. 간단하게 지금은 어느 때인지 고민도 해볼 때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빚은 최대한 작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자가 올라갈 것 같다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설사 오른다 하여도 이치상 짧은 시간에 크게 오를 수가 없다. 물론 빚이던 이자이던 내 가족의 행복이 우선인 고객들도 많다. 우리 가족에게 집이 너무나 필요하면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험상 대부분의 사례는 무리하게 집을 사서 후회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다. 내 집 장만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관망하며 그날을 기다리는 절제도 가져야 한다. 미국 이민생활에서 어렵게 모은 저축을 한순간에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의 (703)928-5990

<승경호 /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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