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엘리멘탈’(Elemental) ★★★½ (5개 만점)
▶ 이민가족의 경험 바탕으로 차용, 차별 대우와 적대감을 초월해…사람들간 화해·평화 공존 다뤄
불처녀 엠버와 물총각 웨이드는 처음엔 서로를 적대시 하다가 서서히 우정과 사랑으로 맺어진다.
인종(?)과 성격과 성장 배경과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른 불(fire)처녀와 물(water)총각이 차이와 갈등과 역경 그리고 난관 등을 극복하고 우정을 거쳐 사랑으로 결합된다는 Pixar 작 만화영화다. 피부 색깔과 생긴 모습이 서로 다른 사람들 간의 차별 대우와 적대감을 초월한 화해와 평화 공존을 다룬 요즘 시의에도 알맞은 내용인데 이런 내용은 영화를 감독한 한인 피터 손의 이민가족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용한 것이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컴퓨터로 그린 애니메이션 디자인 그리고 기술적인 면에서 잘 만든 영화이지만 그림이 지나치게 난삽할 정도로 복잡해 오히려 단순미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에 비하면 이야기는 다소 구태의연하게 보일 정도로 일차원적으로 독창성이 결여된 것도 결점이다.
영화는 불과 물 그리고 공기와 흙 등 4개 원소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를 무대로 이들 원소들을 의인화해 드라마를 엮어 가는데 공기와 흙은 별 구실을 못하고 불과 물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영화는 불의 원소 버니(로니 델 카르멘 음성 연기)가 임신한 아내 신더(쉴라 옴니)와 함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자기가 살던 화이어랜드를 떠나 불과 물과 공기와 흙이 각기 자치구에서 살면서 공존하는 엘리멘트 시티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딸 엠버(레아 루이스)를 낳은 버니 부부는 서민층이 사는 파이어타운에서 식품점 파이어플레이스를 열어 주민들의 단골 가게다 된다. 이런 내용은 1970년대 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 뉴욕 브롱스에서 그로서리 마켓을 운영한 손 감독의 부모의 경험에서 빌려온 것이다.
4개 원소들은 각기 자치구에서 살면서 공존하지만 서로 섞이면 안 된다는 원칙 하에서 살고 있다. 한편 엠버는 불같은 성격에 정열적이요 맹렬한 소녀로 성장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데 버니는 엠버가 20대가 되면 가게를 물려줄 생각이다. 그러나 꿈이 많은 엠버는 가게 주인이 되는 것에 만족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엠버가 성질을 못 참고 화를 내면서 지하실의 수도관이 불길에 파괴 되고 파열된 펌프로부터 물이 쏟아져 나온다. 여기서 불쑥 나타나는 물의 원소가 웨이드(마마두 애티). 웨이드는 천하태평 형이요 물이기 때문인지 울기를 잘한다. 웨이드는 자기를 건물 조사관이라 소개하고 엠버네 가게의 플러밍에 문제가 있다며 시청에 가서 딱지를 떼겠다고 떠들어 댄다. 그러면 엠버네 가게가 문을 닫아야 할 판. 이러니 그렇지 않아도 불과 물은 상극인데 엠버가 웨이드를 달갑게 여기질 않을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엠버와 웨이드는 처음에는 서로를 적대시 하지만 서서히 이를 극복하고 우정으로 이어지면서 이윽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서(그러면서도 불과 물은 접촉하면 안 되니 당분간은 노 터치) 둘이 그 후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웨이드의 지나치게 친절하고 극성스런 어머니(캐서린 오하라)는 엠버를 반갑게 맞이하는 반면 버니는 엠버가 상극인 물집 아들 웨이드와 사귀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나 결국 화해와 평화공존을 선택한다. 기대만은 못하나 볼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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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