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원리는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그렇치 않다. 나랏일도 한 가정일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규모가 다를 뿐이지 국가 경영도 대외적, 외교적 문제나 대내 문제 해결에 있어 한쪽에 지나치지 아니하고 중용의 묘를 살려 얼마든지 조용히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나친 ‘작용’의 결과 한쪽으론 너무 지나치다든가 억압의 정책만 일삼는다면 어느 시점 한계에 다다르면 반드시 ‘반작용’의 결과로 적대적인 사태가 벌어지며 국가 간 긴장과 반목, 심지어는 전쟁도, 국내적으론 반항과 불복종(봉기, 혁명)이 난무하게 됨은 당연시됨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다곤 하지만 가정엔 주로 안 일을 하는 마님과 바깥 일, 집안의 대표인 얼굴 노릇하는 남편이 있으며 아무리 의견이 다르더라도 집 밖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냄이 상식이다. 그래야만 집안의 권위와 체통이 제대로 설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멸시나 휘둘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집안의 어른도 자신의 책임과 권한이 무엇인가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합당하게 행동하도록 적어도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방마님을 위시해 집안 구성원, 자식들에게도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왜 이런 얘기를 좀 장황하게 했냐 하면 최근 주한 중국대사의 외교적 결례가 이만 저만이 아닌 것을 보고 드디어 ‘작용, 반작용’의 세상 원리가 백일하에 드러났구나 하는 생각이 나서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시절 주한 미국 대사의 경망된 언행이 생각난다. 미 대통령은 물론 국방장관이 터무니없이 부당하게 한국 방위금 분담금을 종전에 비해 다섯 배를 증액하라는 압력을 공공연하게 세상에 떠드는 것까지는 자신들의 국내 정치용이건 실리용이건 무엇이라 말할 필요는 없더라도 주재국에 나와 있는 대사가 초청국 정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증액의 당위성이란 미명하에 부당하고도 고압적으로 나팔수 역할을 했었던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그 당시는 무난하게 국가를 경영하고 있었음에도 우방이란 강대국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힘이 보다 약한 동맹국에 대하는 태도가 그러했을 진데, 작금의 현실은 우리 조국이 너무도 국제적으로 딱한 처지에 처한 느낌은 비단 필자만의 느낌만이 아닌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일차적으론 일을 이 지경에 까지 오게 한 현 한국 지도부, 국가원수, 외교, 안보라인의 엄중한 책임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차적으론 작용, 반작용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 사례로서 미, 일에 지나치게 경도된 한국 정부에 대한 본국의 훈령으로 자신들 국익을 위한다 하지만 도를 훨씬 넘는 초청국 내정에 간섭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 현 상황이 심히 위험스럽고 개탄스럽다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라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하는 현상이 재현되는 것과 어찌도 흡사한지.
이런 때일수록 균형추를 적절하게 놓는 냉철한 혜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오직 국가의 안녕과 국민들의 마음의 평화증진의 심혈을 기울이고, 적어도 불안감을 어느 경우에도 초래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렇기에 평소에 여, 야 대화의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국방과 외교에는 여, 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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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