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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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하다’는 것의 의미

2023-06-07 (수)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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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하면 처음으로 연상하시게 되는 것이 보약일 것이다. 이처럼, 옛날서부터 우리 선조들은 몸을 보하기 위하여 한약을 찾았었고, 저희 한의사들은 한약을 정성스레 달여 처방을 드렸던 것이다.
보통 몸이 허하다, 기가 허하다 하시면서 보약을 찾는다. 한의학에서는 정확히 말하자면 허로의 상태일 때 보약을 처방한다. 그렇다면 허로란 무엇일까?

동의보감의 허로문에서는 “심폐가 허손되면 안색이 나빠지고, 간신이 허손되면 형체가 마르며, 수곡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비장이 허손된 것이다” 라고 하며 이러한 병은 모두 허손되어 생긴 병이며 점점 깊어지면 허로병이 된다고 한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여러가지 병이나 적취(암 또는 종양)는 모두 허해서 생기고, 허하면 온갖 병이 생긴다” 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허하다’는 증상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동의보감에서는 “허하다는 것은 피모, 기육, 근, 맥, 골, 수, 기혈, 진액이 부족한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먹는 양이 줄고 정신이 어두우며, 유정과 몽설이 있고 허리,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조열(시도 때도 없이 열이 나는 것), 자한(땀이 저절로 나는 것), 가래, 기침이 있는 것을 허로의 일반적 증상이다”라고 하였다.
바로 이러한 증상이 보일 때 한의원을 찾으셔서 보약을 드셔야 하는 것이다.


만약 제때 기운을 보충해주지 않는다면 병이 더욱 깊어지는데, 역시 동의보감에서는 “허리와 등이 당기고 모든 관절이 시큰거리면서 아프며, 밤에 땀이 자주 나고 마음은 늘 놀라거나 두려워하며, 목구멍이 마르고 입술이 타며, 눕기 좋아하고 힘이 없으며, 살이 여위고 기침을 하며, 가래가 많고 피가 섞인 침을 뱉으며, 한열이 왕래하고 뺨이 벌겋게 변하며, 정신이 혼미하고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한다” 라고 하며 허하면 보약을 통하여 기운을 보충해야함을 강조하였다.

괜찮겠지 하면서 나의 증상이 자연 회복되기를 바라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병이 더 깊어질 수 있고 나중에 큰 병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수많은 좋은 보약들, 즉 처방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처방이 되어야 한다. 기가 허하냐, 혈이 허하냐, 음이 허하냐, 양이 허하냐, 등등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한약들이 다양하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보약을 처방한다면 이는 오히려 우리 몸에 독이 된다. 문의 (703)907-9299

<변형식 /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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