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 자체가 긴 여행이다. 사람들은 저 세상에 갈 때까지의 여행이 즐거운 소풍이 되기를 바란다. 사는 동안 산도 넘고 물도 건너고, 훈풍도 만나고 비바람도 만나며, 여러 가지 성취와 실패를 거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이 말이 유명해진 이유는, 사람들이 흔히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부문의 노력과 과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모르는 일이 아직 너무 많다. 그 이유는 사람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전부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주 작거나 아주 큰 것은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것은 물론이고 정신과 문화의 모든 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고 확신하는 편견의 정도에 따라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사고의 크기와 성숙의 수준이 결정된다. 또한 편견은 논쟁이나 전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잘못된 확신을 갖도록 크게 기여(?)하는 일에 우리의 뇌도 한 몫을 담당한다.
뇌 과학자들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우리의 뇌는 많은 부분을 2주일이 지나면 망각한다고 얘기하고 있으며, 사실과 다르게 잘못 기억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필요하다.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사실 망각도 필요하다. 큰 시각으로 볼 때 많은 부분이 필요할 때 기억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모든 것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잘 디자인 되어 있지만, 상당 부분 신비에 싸여 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문제는, ‘인류와 내 자신이 어떻게 생겨났고 궁극적으로 어디로 가는가?'이다. 그 해답은 창조론과 자연 발생적 진화론으로 나누어진다. 진화론은 한계가 있다고 보는데, 세월이 가면 사람들의 지혜는 발전하겠지만, 원숭이가 수 만년이 지난다고 해도 사람이 될 것 같지 않아서이다.
결국 창조론으로 귀결 짓는다면, 조금만 작거나 커도 못 보고 못 듣고 모르는 우리가 너무도 수준이 다른 창조자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 밖의 작게 보이는 별들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가까이 있는 사람과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인류가 발전하고 있는 점, 어느 정도의 자유와 책임이 있는 것을 보면, 창조와 진화의 콜라보가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전부였던 아버지 어머니 친구 등은 물론이고 나도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의 사랑과 사상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은 긴 시간을 통해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치기 때문이다. 긴 인류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친다. 이 깨달음은 겸손과 이해와 용서와 포용과 연민이 생기게 되어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최고의 가치와 중요성을 띄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가장 큰 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말도 있다. 마찬가지로 인류에게 가장 큰 폭력을 행하는 것도 인류일지도 모르겠다. 그 이유는 잘못된 지식, 생각, 습관 때문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 받을만한 가치가 있고,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발견을 긴 인생의 여정을 통해서라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 나와 남을 자연스럽게 존중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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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 포토맥 문학회, VA>